
1948년 설립된 검찰청이 2일 사라졌다. 78년 만의 일이다. 같은 날 검찰을 대신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생겼다.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면서 대한민국 건국 이래 형사사법체계의 가장 큰 변화를 맞았다.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짚어본다.
Q. 앞으로 고소·고발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
A. 원칙적으로 경찰에 하면 된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고소·고발을 서면 또는 구술로 사법경찰관에게 하도록 규정한다. 기존에는 검사에게도 가능했지만 이 근거가 사라졌다.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법 왜곡 등 중수청법에서 정한 중대범죄라면 중수청에 직접 고소·고발장을 낼 수 있다.
Q.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은 어떻게 되나?
A. 공소청은 이제 수사기관이 아니다. 2일부터 새로 접수된 사건에 대해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 지금까지 검찰이 해온 사건 중 마무리가 안 된 사건(미제사건 포함)은 원칙적으로 경찰과 중수청 등 수사기관으로 넘겨진다. 다만 검찰의 기존 사건 중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이나 이미 체포·구속영장 또는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돼 강제수사에 들어간 사건 등은 예외적으로 90일간 공소청 검사가 수사할 수 있다. 하지만 90일의 유예기간이 오는 12월30일 끝나는 만큼 그날까지 완결되지 않은 사건은 모두 경찰과 중수청 등 수사기관으로 넘겨야 한다. 이때 10만 건이 넘는 공소청 사건이 한꺼번에 수사기관에 떨어져 사실상 수사기관 업무가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Q. 사건이 검찰(공소청)에서 수사기관으로 이관되면 처음부터 다시 수사하나?
A. 그렇지 않다. 사건이 이관됐다는 이유만으로 지금까지 진행한 모든 수사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작성한 조서와 확보된 자료 및 증거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수사기관은 기존 수사기록과 증거를 바탕으로 필요한 추가 수사를 진행한다. 만약 수사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미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피의자나 피해자, 참고인이라 하더라도 다시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 수사기관은 검찰(공소청)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만큼 사건 이관으로 인해 수사 기관은 더 길어질 수 있다.
Q. 검찰이 압수해간 물품은 어떻게 되나?
A. 공소청 검사가 사건을 수사기관에 이관한다면 압수 물품도 함께 수사기관에 송부해야 한다. 휴대전화 등 디지털 압수품이라면 사건을 넘겨받은 수사기관에서 포렌식 등 수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검찰에서 압수한 물품이 경찰로 넘어간 경우 소유주나 소지자가 압수 물품을 돌려 달라고 요청하는 환부·가환부 신청도 경찰에 해야 한다.
Q.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공소청 검사가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나?
A. 가능하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과 관련한 서류와 증거물을 살펴본 공소청 검사가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검사는 관련 서류와 증거물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재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경찰도 재수사 요구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재수사를 마쳐야 한다. 재수사 이후에도 경찰이 다시 불송치 결정을 하면 그 내용과 이유를 검사에게 통보한다. 검사는 재수사 결과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또 한 번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두번째 재수사 요구는 경찰의 결과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경찰은 '재재수사' 역시 3개월 이내에 마쳐야 한다. '재재수사'에도 불송치 결정에 변함이 없다면 공소청 검사가 다시 재수사를 요구할 수 없다는 게 개정 형소법에 대한 일반적 해석이다.
Q.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했는데, 경찰이 제대로 보완수사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A. 공소청 검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직무배제 및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상급 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중수청법은 7대 범죄(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 성범죄·스토킹·장애인 학대·노인학대)에 대해선 공소청이 중수청에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내가 고발한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이 불송치 결정을 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 개정 형소법에선 그동안 이의신청권이 없던 고발인에게도 범죄피해자에 준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이의신청을 보장하고 있다. 이의신청은 불송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가능하다.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6개월 범위에서 이의신청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경찰 등 수사기관은 공소청 검사에게 즉시 사건을 송치해야 한다.
Q. 고소·고발인이 수사가 너무 오래 걸리면 수사관 교체를 요구할 수 있나?
A. 개정 형소법은 수사가 시작된 뒤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실질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않거나, 고발인 등의 권리가 침해되는 등 위법·부당한 수사가 있다고 볼 경우 수사 관서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다. 관서장은 이의제기를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수사관 교체 여부 ▲수사 경과 및 계획 ▲권리보호 대책 등을 고소·고발인에게 알려야 한다. 이 조치에도 불만이 있다면 상급 관서에 심사를 별도로 신청하면 된다.
Q. 고소인이 수사기록을 열람·복사할 수 있나?
A. 가능하다. 다만 모든 기록을 상시로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2일부터 고소인 등이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위해 필요한 경우 수사 관련 기록의 열람·등사를 사법경찰관 또는 공소청 검사에게 신청할 수 있다. 수사기관은 이의신청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기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열람·등사해줘야 한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나 수사 상황 등을 고려해 제할 수 있는데, 최대한 많은 기록을 요구할 고소인과 최대한 제한적으로 기록을 제공할 수사기관 사이에 적지 않은 분쟁이 예상된다.
Q.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을 공소청에서 불기소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 공소청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는 지금과 동일하다. 고소·고발인은 불기소 처분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해당 지청을 거쳐 관할 광역공소청장에게 항고할 수 있다.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재항고 절차도 있다. 항고 기각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또는 항고 후 3개월 동안 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그 3개월이 지난 날부터 30일 이내에 광역공소청을 거쳐 검찰총장(공소청장의 공식 명칭은 검찰총장이다)에게 재항고할 수 있다.
Q. 중수청에서 수사받는 피의자도 수사 과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나?
A. 가능하다. 중수청법은 중수청의 수사나 입건 전 조사가 현저히 부당하거나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건관계인이 수사심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신청 대상에는 고소인, 고발인, 피해자, 피의자뿐 아니라 조사대상자, 진정인·피진정인과 이들의 변호인·대리인 등이 포함된다. 수사 또는 입건 전 조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신청할 수 있다. 수사가 끝난 경우엔 결과를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사건이 공소청이나 법원에 송치된 경우 수사심의를 신청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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