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김민의 일상을 덮친 주작설 해프닝은 앞선 거짓 방송 논란으로 무너진 신뢰가 부른 관찰 예능의 뼈아픈 부메랑을 보여준다. 사진은 배우 김민 모습./사진='나 혼자 산다' 인스타그램 캡처


전현무의 '거짓 즉흥 여행'으로 홍역을 치른 MBC '나 혼자 산다'가 이번엔 배우 김민의 동두천 구옥 생활로 연출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현장 실무자의 구체적인 반박이 등장하며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 2일 전파를 탄 방송에서 김민은 90년 된 낡은 집에서 자가발전기를 돌리고 부서진 바닥에 직접 시멘트를 바르는 등 날것 그대로의 거친 일상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침체기를 겪던 시청률 역시 단숨에 6%대로 뛰어오르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방송 직후 일부 시청자들이 포털 사이트의 과거 거리 뷰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여론이 뒤집혔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폐가처럼 풀이 무성했던 마당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다는 점, 집 주변에 떡하니 전신주가 서 있는데 굳이 자체 전력을 생산하는 모습 등이 작위적이라는 지적이었다.

이러한 대중의 검증은 제작진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불과 두달 전 '완벽한 즉흥 여행'을 강조했던 전현무의 에피소드가 일부 사전 준비와 현지 협조 속에 진행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바 있다. 예능적 허용과 진정성 사이에서 한 차례 무너진 신뢰는 출연자의 날것 그대로의 일상마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만드는 부메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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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기 없다면 전력 공급 불가"…반전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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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적인 연출 프레임에 갇혀 질타받던 이번 사태는 전기 설비 구조를 짚어낸 한 누리꾼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자신을 한국전력공사 현장직 근무자라고 소개한 이는 관련 영상 댓글을 통해 "외부 인입선이 보여도 내부에 전력량계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전기를 끌어 쓸 수 없다"는 전문적인 소견을 남겼다. 이전 거주자가 계약을 파기해 계량기를 떼어간 빈집 상태라면 눈앞에 전선이 널려 있어도 결국 김민이 자가 발전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방송 화면 곳곳에서는 전력량계가 빠져 있는 텅 빈 계량기함이 포착되기도 했다. 더불어 거처를 옮기거나 촬영을 앞두고 무성한 잡초를 깎는 등 집 안팎을 치우는 건 지극히 상식적인 행동이기에 단순히 거리 뷰와 다르다는 이유로 세트장 조작이라 몰아가는 것은 과도한 마녀사냥이라는 옹호론에도 덩달아 힘이 실리고 있다.

결국 이번 해프닝은 김민 일상의 진위를 떠나, '리얼리티'를 내세운 관찰 예능이 직면한 씁쓸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방송의 재미를 위해 알게 모르게 작위적인 세팅을 가미해 온 제작진의 오랜 관행, 그리고 눈속임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청자들의 깐깐한 잣대가 정면으로 충돌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