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662만8000원으로 2024년 8월 5억5394만6000원과 비교해 8268만2000원(14.9%) 상승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는 모습./사진=뉴스1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장 기간 오르면서 전·월세 세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내후년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업형 민간임대와 장기전세를 늘려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663만원을 기록해 2024년 8월(5억5395만원)보다 14.9% 올랐다. 중위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4억8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으로 16.7% 상승했다.



평균 전셋값은 종전 최고치였던 2022년 1월의 6억3424만원을 넘어섰다. 전세계약 만기가 도래한 세입자가 2년 전과 비슷한 수준의 전셋집을 구하려면 평균 8000만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송파구 사례를 보면 송파파인타운6단지 전용면적 84㎡의 전세 실거래가는 2024년 5월 6억9000만원에서 같은 해 10월 8억700만원으로 올랐다. 이후 2026년 6월에는 9억원까지 상승하며 약 2년1개월 만에 30.4% 뛰었다.

전세가격이 오르는 배경에는 서울의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든 원인이 있다. 부동산정보플랫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2만5281가구에서 내년 1만8682가구로 감소하고 2028년에는 1만3683가구까지 더 줄어들 전망이다. 2030년까지 서울 207개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사업장에서 약 17만9000가구의 이주가 예정돼 있어, 전세 수요가 늘고 인근 전셋값을 더욱 자극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날 '2026 서울주거포럼'에서 "서울 부동산 거래시장이 매매·전세·월세가격 동반 상승의 트리플 강세를 맞고 있다. 여기에 아파트 입주 물량마저 급감하는 공급 절벽 위험에 직면해, 일자리와 교통망을 갖춘 지역에는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통상 10년 이상의 사업 기간이 소요돼, 기업형 민간임대 활성화가 대안으로 요구된다. 일본 등 해외 국가에선 정부가 민간 주택임대사업자에 세제·금융을 지원하고 임대관리회사가 임대료와 시설 관리 등을 맡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례가 국내보다 많다. 법인이 임대차계약을 관리하는 경우 사업자와 입차인 입장에서 계약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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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임대·장기전세로 공급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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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왼쪽에서 9번째)과 참석자들이 7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6 서울주거포럼'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시대


다만 토지비와 건축비가 높은 서울에선 임대료만으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없다 보니 임대료가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을 높여 사업 수익성을 키우고 정부가 사업자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기된다.

조강태 MGRV(맹그로브) 대표는 임대수요가 커지는데 공급 주체는 개인에 편중된 국내 임대차시장의 구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영국의 BTR(Build to Rent)처럼 기업이 장기간 보유·운영하는 임대주택을 국내 여건에 맞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민간 사업자가 장기간 주택을 보유·운영하면 분양 위주의 공급을 보완하고 임대주택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민간 참여를 확대하더라도 세입자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임대료 인상 폭을 제한하고 일정 기간 임대를 의무화하는 등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정부 재정으로 대규모 전세 물량을 공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보니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된다. 서울시의 장기전세는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어 전셋값이 오를 때 임차인의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주거 이동의 불안을 덜어줄 수 있다.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업성 확보와 공공성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도 필요하다.

김준형 명지대 교수는 "서울시가 지금까지 공급한 장기전세 아파트는 3만8296가구인데 사업 재원이 지방정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기존 물량 중 9300가구가 2031년까지 20년 만기로 반환될 예정이기 때문에 신규 공급을 늘리려면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