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토허구역 연장을 시사하면서 서 내 집 마련이나 주택 처분을 고민 중인 사람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스1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내 A중개사무소. 이사철 손님들로 붐비던 중개업소에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겼다. 약 9500가구 규모의 대단지에 매물은 약 920건 쌓였지만 가격이 더 내려가길 기다리는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에서는 매수자가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고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임대차계약과 입주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토허구역 내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에 실거주 의무 유예 기간을 부여했지만, 임대차 만료 후에는 2년간 실거주 조건을 유지했다.



전세시장은 보증금을 더 얹어서라도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 태영타운 전용 59.88㎡는 지난 8월 전세 보증금 6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6월 같은 면적의 24층 주택이 5억2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전셋값이 두 달 만에 23.8% 오른 셈이다.

정부는 올해 말 만료되는 토허구역 지정의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장에선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지역별로 규제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집값 상승 압력이 큰 지역은 규제를 유지하되, 가격 안정세를 보이는 지역은 단계적으로 규제를 해제해 매매와 임대차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특히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의 규제를 완화하면 실수요자의 주거 선택지가 넓어지고 서울에 집중된 매수 수요를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 중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은 15.56%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3%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연구원 분석에서도 2025년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전출한 인구는 32만3000명으로 전체 전출자의 69.5%를 차지했다. 경기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토허구역 제도 시행 1년, 정부가 그간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젠 임대시장 안정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지역별 수급 상황을 살피고 규제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꾀해야 한다.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유지하면서 세입자의 주거 불안을 잡기 위한 정교한 규제 운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