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뉴시스


국회 정무위원회의 여야 위원들이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에 불복한 쿠팡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여야 공동 대응 방안을 주문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정무위에서 열린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피조사업체인 쿠팡이 공정위에게 증거인멸 우려를 입증하라며 현장 출입을 막았다"며 "쿠팡이 대한민국 공권력을 얼마나 무시하는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8월 19~24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을 살피려고 쿠팡 현장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쿠팡은 조사가 있을 것이라는 통지가 사전에 없었다며 공정위 조사에 불응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미리 알려주면 증거를 없앨 수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알릴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쿠팡은 현장조사 결정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3일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조사를 다시 할 수 있게 됐지만 쿠팡은 여기에도 불복해 재항고했다. 현장조사가 적법했는지를 가리는 본안 재판도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공정위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야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영토에서 사업을 영위하면서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 문제만큼은 여야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쿠팡이 국내에서 엄청난 이익과 온갖 혜택을 얻어 가면서도 불리할 때만 미국 기업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책임을 다하려 하지 않는다"며 "미국 증시 상장이 우리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특혜 면허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쿠팡이 한국에서 공정위의 법 집행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적 태도를 보이면 다른 유통사들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 굉장히 나쁜 선례 1호가 될 것"이라며 정무위 차원의 결의문 등 공동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유동수 정무위원장도은 여야 간사에게 대응 방안을 협의하도록 요청했다. 유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공정위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기업 쪽에서 반론을 제기할 수 없도록, 증거인멸 우려를 입증하라는 말을 할 수 없도록 입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도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경제적 약자들의 최후 보루인 공정거래법 집행이 불가능해진다"며 "공익에 심대한 악영향이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