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와 채권 금리 상승, 미국발 반도체 주가 하락이 겹치며 코스피가 6000선 아래로 붕괴했다. 사진은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사진=뉴스1


국제유가와 채권금리 상승에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코스피가 6000선 아래로 붕괴했다. 외국인 매도세와 반도체주 약세가 이어지며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48.89포인트(5.46%) 하락한 6035.35를 기록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5911.11까지 떨어지며 5900선마저 위협받았다.



급격한 하락세에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47분58초께 유가증권시장에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지난 8월19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13.36%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도 거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9월23일부터 10월13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21조90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낙폭도 거세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대형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 기준 이달 들어 12.2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8.56% 떨어졌다.



코스피가 휘청이는 배경은 중동발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반도체주 약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채권 금리까지 상승하며 주식시장 전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이달 들어 3.10% 하락하는 등 미국 반도체주까지 낙폭을 키우자 국내 증시에도 매도 압력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통과할 수 있다는 피크아웃 우려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향후 이익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장이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수익성이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 추격도 국내 반도체주에 부담이 되고 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연내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경쟁 심화 우려가 부각됐다. 중국 업체의 기술력과 공급 능력이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중장기 수익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8년 이후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금리와 유가도 동시에 올라가고 있다"며 "AI 투자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실적에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확인될 경우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 폭과 함께 향후 반도체 수요 및 수익성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최근 불거진 업황 피크아웃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부장은 "중동발 유가 급등과 반도체주 급락 등 미장 이슈가 한국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현재 과정은 단기적인 저점 확인 과정으로 보인다"며 "올해 3분기 기업 실적 확인 등에 따라 연말 쯤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