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마을금고와 OK저축은행에서도 해킹으로 고객 정보가 빠져나가면서 지난달 말부터 금융권에서 확인된 유출 피해가 6만명을 넘어섰다. 은행에서 시작된 피해가 저축은행·캐피탈을 거쳐 상호금융까지 번졌다. 공격자는 막힌 인터넷주소(IP)를 바꿔 다시 들어오고, 보안이 상대적으로 허술한 대출 신청·조회 화면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생명·손해보험(공제) 상품에 가입한 회원 400명대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해킹은 한글날 연휴 중이던 10일 오후에 이뤄졌다. 유출 정보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름과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연락처, 주소, 잔액 등이 포함됐다.
새마을금고는 이달 초 신한은행을 공격한 것과 같은 IP의 접근을 차단해 1차 공격은 막았지만 공격자가 새 IP 수십 개를 동원한 재공격에 뚫렸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일을 굉장히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추가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피해 회원에게 개별 통지하고 2차 피해가 생기면 전액 보상할 방침이다.
같은 날 OK저축은행에서도 대표 홈페이지의 대출신청 웹페이지를 통해 고객 183명의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OK저축은행은 금융당국에 신고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연쇄 사고에서 뚫린 곳은 대부분 고객용 모바일뱅킹 앱이 아닌 대출 관련 웹페이지였다. 신한은행에선 대출모집인이 대출 처리 현황을 조회하는 홈페이지 경로를 통해 약 2만5000명의 정보가 빠져나갔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 페이지에서 146명의 정보가 유출됐고 온투업체 모우다도 간편대출 신청자의 신용점수·연소득 등이 유출됐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약 4만명으로 추정되는 예가람저축은행이다. KB국민·하나·BNK부산은행과 웰컴저축은행, 온투업체 PFCT 등에서도 정보가 새어 나갔다. 연휴를 노린 공격도 되풀이됐다. 모우다와 PFCT는 추석 연휴였던 지난달 27일 공격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이번 공격을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해킹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새마을금고·OK저축은행 사고와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앞서 4일 전 금융업권 긴급 점검회의에서 대출모집인·위탁업체 등 외부 인력이 쓰는 시스템을 사고 원인으로 꼽고, 인증 절차가 빠지거나 우회되는 경로가 없는지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6일에는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하고 한 달간을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특별대응기간'으로 정했다. 당국은 사기범이 유출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이나 피해보상을 미끼로 접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한 금융회사의 보안 취약점이 금융권 전반의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보보안 체계 전반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보안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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