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10월 들어 7거래일 만에 13% 넘게 하락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쏠린 증시 구조에서 반도체 미래 이익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외국인 매도물량까지 쏟아지자 지수가 크게 밀린 것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 이후 13일까지 7거래일간 코스피는 13.43%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도주인 반도체의 수익성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 추정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미래 이익에 대한 불신으로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수급 공백도 컸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 193조8267억원어치를 팔았고 10월에도 13조101억원을 순매도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연기금도 비중한도가 차서 공격적으로 매수하기가 어렵고 하락을 방어하던 자사주 매입도 끝나가고 있다. 상반기 급등에는 개인이 수급을 이끌었지만 변동성을 겪으면서 개인 투자자도 이탈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증시 전반의 이익 기반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은 여전하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실적을 보듯 펀더멘털이 훼손된 부분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국 증시는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중동발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반도체주 약세 영향으로 지난 13일 코스피가 5.46% 하락한 날 일본 니케이는 1.82%, 대만 가권 지수는 1.95% 빠지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의 쏠림이 초래한 현상이다. 반도체 쏠림에 따른 변동성이 새로운 한국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된 셈이다. 여기에 지난 5월 하순 도입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는 시장 변동성을 훨씬 더 키웠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27.80%)와 SK하이닉스(22.26%)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합쳐서 50.06%다. 미국 S&P500은 상위 5종목을 모두 더해도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대에 그친다. 일본 니케이225 역시 38%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대만 가권지수의 경우는 다소 얘기가 다르다. TSMC 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돈다. 같은 쏠림이라도 메모리 사이클에 대한 의심이 변동성을 키운다는 점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우려가 메모리에 국한돼 파운드리 중심인 대만보다 한국이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가 돌아오려면 매수세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센터장은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위해서는 더 폭넓은 수급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더 중요한 것은 대규모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이라며 10월 말 빅테크 실적 발표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 전망은 엇갈린다. 김현 센터장은 4분기 밴드로 6090~8330을 김동원 본부장은 6500~8500을 각각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단기 5500~7000을 내놨고 조수홍 센터장은 7월 말 저점인 5500선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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