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생중계 축소 주장에 대해 "최소한 이 정부에서 대통령에게 해야 할 말을 못 하는 국무위원은 없다고 확신한다"며 선을 그었다. 공개회의 뒤에 비공개회의가 이어지는 만큼 생중계가 토론을 막는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공개 석상에서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할 경우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16일 X(옛 트위터)에 '국무회의 공개 논란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국무회의 공개를 통해 국무위원들의 말을 막고 있다는 허위 주장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회의 일부를 주권자인 국민들께 공개하고 있는데 전부 비공개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는 공개회의에 이어 비공개회의가 따로 있고 보안이 필요하거나 국무위원들 입장이 난처할 수 있는 사안들은 비공개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공개회의에서도 하기 어려운 말이 있으면 개별적으로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라고 독려하고 있고 개별 오찬이나 면담 때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의 의견에 당당하게 반론을 제기하는 경우도 국민께서 직접 보고 있다"고 역설했다.
논란은 장관들이 생중계 축소를 건의했다는 언론 보도에서 시작됐다. 보도에 따르면 장관 10여명은 지난 2일 한성숙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주재한 만찬에서 이런 뜻을 이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고 한 총리에게 요청했다. 대통령 모두발언과 일부 토론만 생중계하고 나머지는 비공개로 돌리자는 내용이다. 만찬에서 대통령의 SNS 활용을 절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이 보도는 전했다.
총리실은 전날 설명자료를 내고 "생중계로 인해 국무위원들이 대통령 의견에 반대하지 못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도 같은 글에서 "총리 주재 만찬 때 어떤 장관이 '국무회의 공개로 힘들다'고 한 것 외에 공개하지 않게 건의했다거나 그 외 SNS 운운 등에 관한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정 투명성과 국민 소통 강화를 위해 국무회의 생중계를 시작했다. 지난 13일 국무회의도 1시간30분가량 생중계됐다. 쟁점은 비공개회의가 있더라도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을 두고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는 '숙의 과정'이 가능하냐는 점이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늘 정제돼서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되는 게 중요하다"며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가 전달돼 생기는 혼란이라는 손해가 국민에게 줄 수 있는 이득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저녁 뉴스는 대통령이 야단을 친다든지 장관들이 당황한다든지 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뽑아 보여준다"며 "세상의 모든 게 다 공개되는 게 가장 좋다는 건 너무 단순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생중계되면 장관들이 대통령과 단둘이 있을 때와는 다를 것인데, 심리적 부담이 왜 없겠느냐"며 "장관들이 부담을 느끼고,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시가 정책화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나온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이 가장 강력한 의제 설정자인 만큼 생중계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부정적 기능만 부각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명성)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계속하되 대통령 권위에 눌리는 면이 있다면 장관들의 발언을 더 많이 활성화할 방식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안으로는 사안에 따라 공개 범위를 달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배병인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너무 첨예한 주제나 국민 사이에 분열을 조장할 수 있는 주제,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주제는 토론 과정 자체보다 논의 결과를 정리해서 보여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논쟁이나 갈등 소지가 큰 주제를 여과 없이 공개하는 건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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