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월2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과 대화하고 있다./국방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조건 변화' 발언을 계기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대통령 임기 내'라는 정부의 목표 시한이 아닌 조건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기습 발사하는 핵·미사일을 실시간 탐지할 우리의 군사위성 등 정찰자산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미국 전쟁부 관계자는 17일(이하 현지시각) 전작권 전환 조건 변화 관련 입장을 묻는 동행미디어 시대의 서면 질의에 "주한미군에 문의해 달라"며 답변을 자제했다.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 세미나에서 "여건이 변화했고, 우리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바꿨기 때문에 우리에겐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들이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지난 4월 미 의회에서 늦어도 2029년 1~3월까지 전환 조건을 충족할 로드맵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환 조건은 한미가 2015년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담겼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입장 변화에 따라 전작권 전환 일정에도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이 강조하는 전작권 전환 조건 가운데 하나가 정찰자산 역량이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018년 미 상원 서면 증언에서 한국군 핵심 군사능력으로 정보·감시·정찰(ISR)을 가장 먼저 꼽았다.

조상근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교수는 시대에 "한국군은 북한 종심까지 동시에 감시할 자산, 특히 합성개구레이더(SAR) 군집위성 같은 우주 자산이 부족하다"며 "다영역 감시정찰 능력은 전작권 전환의 전제이자 핵심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우주 자산 의존의 위험은 우크라이나가 보여줬다. 스페이스X 군용 위성통신 스타실드가 13일 예고 없이 제한되면서 우크라이나군 드론 작전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BBC가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는 "속도나 사용에 대한 모든 제한은 미군이, 최종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동맹국이라도 핵심 군사능력의 운용을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하면 제공국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는 위험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보주권 강화가 미국 의존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한미 정보협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이해돼선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 예비역 육군 중장은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완수라는 목표에 집착하지 말고,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월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1대·52대 국방부장관 이·취임식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