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동대문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와 전세 등 매물 안내문이 붙여있다./뉴스1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 '월세 시대'가 본격화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전·월세 거래의 절반을 넘어섰고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수요자의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대출규제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8만7740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 17만2027건의 51.0%를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 곳곳에선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웃도는 모습이 흔히 눈에 띈다. 올해 1∼9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보다 많은 지역은 13곳이다. 상대적으로 월세가 낮아 수요가 몰린 강남·강북·관악·광진·동대문·마포·영등포·용산·중랑구 등 9곳이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웃돌았다. 자치구별로는 종로구 월세 비중이 65.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랑구(64.9%), 구로구(63.1%), 중구(59.6%), 금천구(58.7%), 용산구(56.9%), 동대문구(56.7%) 등도 월세 비중이 높은 지역들이었다.

월세 비중이 커지면서 세입자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1000원으로 전년 동월(144만3000원)보다 21만8000원 올랐다. 전·월세 대란이 시작된 2020년 9월(111만9000원)에 비해서는 약 54만원이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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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생애 최초 규제 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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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6월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고 10월15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지역에서 일반 차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기존 70%에서 40%로 낮췄다. 주택가격별 대출 한도도 차등화해 시가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높아진 대출 문턱 탓에 무주택자의 월세 부담이 커지자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규제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주택자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LTV를 70%로 환원하고 주택가격별로 제한된 주담대 한도도 완화해 주택 구입 여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무주택·생애최초 구입자는 LTV를 70%로 열어주고 집값별로 묶인 주담대 한도를 풀어야 한다"며 "전세의 월세화 속도를 줄이려면 실수요자에 한정해 전세대출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과 스트레스 금리 상향을 적용하지 않는 등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상환능력에 비례하는 대출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획일적인 대출총액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택가격별 대출규제가 강남권 일부 지역의 집값을 조정하는 효과를 거둔 만큼 전면적 완화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대출 이자 부담과 대출 규제, 임대인의 월세 선호, 전세보증금 반환 위험에 대한 우려 등이 맞물리며 월세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TV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이전과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하되 투기적 수요와 가계부채가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