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낮은 금리로 내 집을 마련한 사람들에게 더 큰 이자 청구서가 돌아오고 있다. 당시 연 3% 안팎의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금리 재산정 시점을 맞으면서 매달 갚아야 할 돈이 수십만원씩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뉴시스


5년 전 낮은 금리로 내 집을 마련한 사람들에게 이자 청구서가 돌아오고 있다. 연 3% 안팎의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대출금리가 두배로 올라 매달 갚아야 할 돈이 수십만원씩 늘어날 전망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금리 재산정을 앞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약 165조원에 달한다.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국내 19개 은행 기준이다. 지난 3분기(143조9000억원)보다 21조1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2021년 저금리 시기에 5년간 금리가 고정되는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은 올해 고정기간이 끝나면서 올라간 금리가 적용될 전망이다.



가령 2021년 연 3% 금리로 주담대 4억원을 받아 30년간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기로 했다면 매달 약 169만원을 내야 한다. 5년 뒤 대출금리가 연 6%로 오르면 매달 갚아야 할 돈은 약 229만원으로 늘어난다. 매달 약 60만원, 1년이면 약 726만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셈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상승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43%로 전월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2022년 1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8월 신규 취급 분할상환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4.94%로 전월(4.66%)보다 0.28%포인트 올랐다. 2024년 10월(0.40%포인트)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집을 사지 않은 세입자들도 주거비 부담이 커진다. 대출규제와 높은 집값으로 전세와 월세 가격까지 오르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663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 전보다 8268만원(14.9%)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평균 월세도 132만원에서 164만1000원으로 32만1000원(24.3%)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0.80%, 월세가격은 0.93%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폭은 전월(0.95%)보다 둔화했지만 월세 상승폭은 전월(0.91%)보다 확대됐다. 대출규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임대차 수요와 공급 여건에 따라 연말 전월세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계의 이자 부담은 꾸준히 올라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0%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이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 평균이 5%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과 주담대 금리에 상승 압력이 더해져 차주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