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에 기술을 입혀 온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가 AI 시대 K컬처의 열쇠로 기술이 아닌 인간의 지혜를 꼽았다. 기술은 콘텐츠의 가능성을 넓히지만 그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는 사람이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프로듀서는 21일 서울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동행미디어 시대 주최로 열린 '시대포럼'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K컬처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기술이 얼마나 발전하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어떻게 존재하게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사용되도록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우리의 지혜"라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문화와 기술의 결합을 컬처 테크놀로지(CT)라고 불러왔다. CT가 "단순히 문화에 기술을 더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새 기술을 문화와 연결해 이전에 없던 콘텐츠를 만들고 필요한 기술이 없으면 오랜 시간이 걸려도 찾고 실험해 직접 구현하는 것까지 CT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 사례로 든 것이 4D 가우시안 스플래팅(4DGS)이다. 그는 약 16년 전 여러 대의 스틸 카메라로 한순간을 동시에 찍는 '매트릭스 카메라 시스템'을 소녀시대·샤이니 등의 뮤직비디오에 활용했다. 4DGS는 이를 영상으로 확장해 다수의 카메라로 사람의 움직임과 공간을 함께 기록하는 기술이다. 촬영 뒤에도 원하는 시점과 앵글에서 아티스트를 다시 볼 수 있다. 지난 12일 데뷔한 A2O SOUL과 A2O LITE의 뮤직비디오도 이 기술로 찍었다. 그는 이 변화를 "촬영하는 카메라에서 창조하는 카메라로"라고 표현했다.
그는 두 그룹을 만들며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오히려 음악의 본질이었다고 했다. "새로운 기술을 썼다고 좋은 콘텐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좋은 콘텐츠가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새롭고 달라야 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먼저 '좋다'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와 로봇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는 초지능 AI가 로봇의 몸을 갖게 되면 인류가 "또 하나의 새로운 종의 등장"을 마주할 수 있다며 이들과 어떻게 공존하고 무엇을 가르칠지는 "기술이 스스로 해주는 것이 아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 발전할수록 컬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화에는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가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AI 아티스트에 대해서도 사람의 가치를 앞세웠다. A2O는 AI 아티스트 '아담 밴드(ADAM BAND)'를 준비하고 있지만 그는 "AI로 만들어진 존재가 많아질수록 실제 인간인 셀러브리티의 가치는 더욱 소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듀서는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가 기술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지혜와 컬처를 통해 더 좋은 미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연설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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