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그륜 애플TV 콘텐츠팀 크리에이티브 감독은 "AI 시대에도 창작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인간의 디자인 감각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복잡한 기술적 작업은 AI로 자동화하되, 창작자는 자기 감각을 바탕으로 결과물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열린 '시대포럼 - K컬처×테크: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에서 'AI 시대의 창작, 콘텐츠 제작 방식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감독은 기존 영상 콘텐츠를 넘어 이용자가 직접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주목했다. 이용자 참여형 경험을 내세운 기술로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 메타버스와 대체불가능토큰(NFT), 가상현실(VR) 등이 있다. 이들 기술은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지만 높은 제작 비용과 기술적 제약, 기기 보급 등의 한계로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 감독은 AI를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실제로 AI를 활용해 다양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작해 왔다. 김 감독의 영상 콘텐츠는 이용자가 선택한 화면 속 화살표 방향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거나 특정 사물 클릭 시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이용자 시점에 따라 공간이 달라지는 3차원(3D) 디지털 갤러리와 게임처럼 탐험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사이트도 소개했다.
김 감독의 경험은 A2O엔터테인먼트와의 새로운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가 추구하는 엔터테인먼트와 기술 간 결합이 자신의 창작 방향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프로듀서께서는 엔터테인먼트가 단순히 아티스트가 팬들에게 보여주는 퍼포먼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보셨다"며 "기술까지 결합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고 싶어 하셨다"고 했다. "제가 꿈꿔왔던 방향과 같아 인생 프로젝트를 이곳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현재 개발 중인 가상공간 'A2O 월드' 구상도 공개했다. A2O 월드는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팬들이 직접 경험하고 이들끼리 소통하며 창작 활동까지 펼칠 수 있는 공간이다. 기존 뮤직비디오나 글을 통해 접하던 세계관을 이용자가 직접 탐험하는 식으로 확장했다.
이용자는 간단한 질문에 답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생성한 뒤 가상공간에 입장할 수 있다.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다른 이용자의 버스킹 공연을 감상하거나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도 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상징적 요소를 가상공간에서 발견하고 수집하는 등 실제 콘텐츠와 연계한 경험도 구상 중이다. 별도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웹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김 감독은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부터 3D 모델링, 애니메이션 제작까지 다양한 작업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물론 기술 활용이 확대되더라도 창작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초기 콘셉트 구상과 디자인 방향 설정 등에는 사람의 감각과 판단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김 감독은 "이 부분은 저도 그냥 AI에 맡기지 않으려고 한다"며 "디자인 감각을 바탕으로 AI와 기존 제작 방식을 함께 활용하고 지속해서 결과물을 발전시키는 단계에서는 사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기술이 가장 좋은 기술인지 판단하고 AI에 지시하면서 바꿔나가는 게 AI 시대 리더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향후에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복잡한 기술 작업을 자동화하고 창작자가 핵심 디자인과 기획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은 "AI를 창작자의 생각을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팬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창작 활동을 넓혀갈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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