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기도 파주시 자유로에서 바라본 북한 지역에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달 중 군사분계선(MDL) 일대 전역에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북한군의 국경 요새화 작업에 대응하는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을 문제 삼은 것으로, 북한군의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무력 대응에 나서겠다고도 경고했다. 실제로 방송을 재개한다면 이재명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호응해 대남 확성기 방송을 멈춘 지 약 1년 4개월 만이다.

2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의 '전술적 사냥조'들은 새로운 진지들을 차지하고 있다"며 "10월 중으로 전 국경선에서 대한국(남) 심리전 확성기가 가동 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가장 정당한 조치이며 적합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이날도 우리 군이 최소 두 곳에서 북한군을 상대로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장괴한들은 오늘도 적어도 두 곳에서 확성기 경고 도발 방송과 경고 사격을 가하며 갈개였다(설쳐댔다)"며 "오늘과 같은 상황에 우리가 적을 향해 마주 경고 사격을 한다고 치면 국경의 정세는 상상할 수 없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높은 자제력을 가지고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적의 경고 사격 도발이 경고성을 넘어 실제적인 우리의 영토 안전, 장병들의 신변 안전에 위해를 끼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면 우리 국경 장병들은 이성을 잃은 무장 깡패들을 사정없이 처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을 물리적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2024년 4월부터 MDL 일대에서 지뢰 매설, 도로 보강 등 국경 요새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MDL 월선이 수시로 발생했다. 우리 군은 교전 수칙에 따라 북한군이 MDL에 접근하면 경고 방송을 실시하고 실제 침범할 경우 정해진 표적에 경고 사격을 해왔다. 일정 기준을 넘어 남하하면 조준 사격으로 대응하게 돼 있다.



김 부장은 북한이 추진 중인 이른바 국경 요새화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새벽 박정천 국방성 고문과 함께 국경 일대 여러 곳을 시찰했다"며 "국경은 분명히 가로막혀 있었고 점점 더 요새화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경이 영구화되면 이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 위험성은 의심할 바 없이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담화는 김 부장이 지난 19일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나왔다. 당시 김 부장은 '우리는 주권 수호를 말로 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북한군의 국경 요새화 작업에 대응한 우리 군의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비난하며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틀 만에 확성기 가동 시점까지 제시하며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