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당국이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착수 이후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 묻힌 북한군 지뢰를 약 96만발로 추정했다. 북한이 2년 반 동안 하루 평균 1000발 이상을 심은 셈이다.
2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 추정치는 2024년 이후 군사분계선(MDL) 이북에 매설된 북한군 지뢰를 집계한 것이다. 군은 이 같은 내용을 국회 정보위원회·국방위원회에도 보고했다. 합참은 매설 시작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요새화 작업을 본격화한 2024년 4월부터 매설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2024년 7월만 해도 북한이 새로 묻은 지뢰를 '수만 발'로 추정했다. 2년여 만에 추정치가 수십 배로 늘어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동절기에는 작업을 사실상 멈춰 왔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작업일의 하루 지뢰 매설량은 1000발보다 많았을 수 있다.
기존 매설량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규모다. 전문가들은 남북 지뢰를 합쳐 DMZ에 약 200만발이 묻혀 있다고 추산해 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같은 수치를 언급했다. 96만발이 여기에 포함된다면 DMZ 지뢰의 절반가량이 최근 2년 반 사이에 묻힌 것이다. 별도 물량이라면 전체 규모는 300만발 가까이로 늘어난다. 군은 포함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북한 지뢰는 MDL 이남에서도 확인됐다.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육군 25사단 지역 DMZ에서 수색작전을 하던 우리 군 간부 3명이 북한군 지뢰 폭발로 다쳤다. 합참은 이달 5일 북한군이 이 지뢰를 MDL 이남 약 10m 지점에 고의로 매설했다고 결론 내렸다. 군 관계자는 이날 "대부분 MDL 이북에 매설한 것으로 추정한다. MDL 이남에 매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수개소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지난 7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MDL 이남에만 수백 발 이상의 북한 지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저희들도 그렇게 보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유엔군사령부와 함께 MDL 이남 북한 지뢰지대에 대한 특별조사를 벌이고 있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MDL 일대에서 지뢰 매설과 함께 대전차 방벽 축조, 전술도로·철조망 설치 등 요새화 작업을 이어 왔다. 2024년 10월에는 경의선·동해선 육로를 폭파했다. 이번 대규모 지뢰 매설도 남북을 잇는 지상 통로를 물리적으로 끊는 '두 국가' 노선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북한군의 MDL 침범은 50여회에 이른다. 우리 군은 MDL을 넘어온 북한군에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은 이를 문제 삼아 이달 19일과 22일 잇달아 담화를 내고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당한 방어적 조치"라며 추가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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