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2060년까지 경제성장률이 해마다 0.06~0.07%포인트(p)씩 낮아진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감축 속도를 달리해도 비용 총량은 비슷했지만 부담이 몰리는 시기는 뚜렷하게 갈렸다.
28일 한은이 공개한 BOK 이슈노트 '탄소중립 이행경로의 경제적 영향'에 따르면 탄소중립 정책은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연평균 0.04%p 높인다. 보고서는 김재윤·연정인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기후리스크분석팀 과장이 작성했다.
연구진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하한인 2018년 대비 53%를 지나 2050년 순배출 0에 이르는 '선형감축' 경로와 상한인 61%에 맞춰 속도를 앞당기는 '조기감축' 경로를 비교했다. 국회는 지난 8월26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의 감축목표 범위를 정했다.
두 경로 모두 탄소가격 급등을 초래하고 대규모 투자집행을 필요로 한다. 2025년말 1톤당 7달러 수준인 탄소가격은 2050년 1352~1488달러(2010년 달러 실질 기준)까지 오른다. 에너지 공급 부문에서만 2050년까지 840조원 안팎의 누적 투자가 필요하다. 연평균 34조원으로 2025년 설비투자의 약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로 격리하는 이산화탄소량도 2050년 1억톤을 넘어서야 한다.
국내총생산(GDP)은 두 경로 모두 2030년 기준시나리오 대비 1.7% 줄어든다. 기준시나리오는 추가 감축 노력 없이 2025~2050년 연평균 1.0% 성장하는 경로다. 조기감축은 초기 규제가 강해 충격이 먼저 오지만 저탄소 기술 개발이 병행돼 부담이 기간 중 고르게 분산된다. 선형감축은 초기 부담이 작은 대신 기술 보급이 늦어져 2050년 GDP 감소폭이 10.2%로 조기감축(8.2%)보다 커진다.
충격은 제조업과 발전업에 집중된다. 2050년 제조업 부가가치는 기준시나리오 대비 26~32% 줄지만 서비스업 감소폭은 2.6~3.3%에 그친다. 같은 시점 제조업 생산자물가는 13.4~16.8% 오른다. 발전업 생산자물가는 2030년 20.7% 오른 뒤 재생에너지 보급이 늘면서 2045년부터 기준시나리오를 밑돈다.
김 과장은 브리핑에서 조기감축이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2035년 전후로 투자를 급격히 늘려야 한다는 전제가 상당히 도전적인 수준이어서 보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중립금리에 미칠 영향은 상대가격 상승이 기대인플레이션으로 번질지 불확실해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탄소집약재의 가격 상승이 탄소중립 정책의 취지에 부합하는 상대가격 조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기대인플레이션의 지속적 상승으로 이어지면 통화정책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이번 추정에는 비용만 담겼다. 연구진은 선행연구가 제시한 기후변화 완화 편익(성장률 0.3%p 안팎)이 비용을 웃돈다고 밝혔다. 산업 부문 기술 개발이 5년 늦어지면 2050년 GDP 감소폭은 17.3%로 커진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도 반영하지 않았다.

![[시대대담] "개헌 앞서 협치부터 복원해야" | 헌정회장-서울대 명예교수 대담②](https://i.ytimg.com/vi/4nmuJ9va1pM/maxresdefault.jpg?width=1920&quality=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