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추가로 유예할지를 두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과세 인프라 미비와 청년층의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여권에서는 과세를 더 미뤄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당정협의회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적 기반이 될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아직 제정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과세가 시행될 경우 납세자의 불신과 혼란이 있지 않을지, 과세 인프라 미비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자산 형성의 기회를 모색해 온 청년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정협의회에서 가상자산 과세 관련 제도의 정비와 보완, 그 후 일정 기간 (과세를) 유예하는 방향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여론 수렴과 당정 최종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협의회에서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과세 원칙에 공감하면서, 가상자산 과세 제도가 입법화된 2020년 말 이후 달라진 시장 환경 등을 과세 체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총리는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 등 글로벌 정책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달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승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재경위원장)은 "현실적인 여건들을 가지고 고민을 해야지 과세 철학을 가지고 논쟁할 일은 아니다"라며 "현실적 여건과 조건을 가지고 판단하는 실사구시적 태도가 핵심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협의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경우를) 열어놓고 점검해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당초 시행일은 2022년 1월1일이었다. 그러나 국회는 2021년 12월 과세 인프라 미비를 이유로 시행을 1년 미뤘다. 당시 정부는 과세 인프라에 문제가 없다며 예정대로 과세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회는 2022년 12월 같은 해 5월 터진 '루나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 보호 제도가 없다며 2025년으로 다시 2년 미뤘다. 2024년 12월에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함께 시행일이 2027년 1월1일로 2년 더 유예됐다.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는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투자 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 자체가 상당히 침체돼 있는 '크립토 윈터' 상황에서 유예로 가닥이 잡히면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교수는 다만 "가상자산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3년 정도 됐는데 세금을 낸 적이 없어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계속 이슈가 된다"며 "디지털기본법을 제정하고 용어 정리 등 기준을 명확히 세운 후 과세가 이뤄지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