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내 증시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출렁였다. 사진은 이날 종가가 표시되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뉴스1


4일 국내 증시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출렁였다. 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반도체와 전력기기는 약세를 보였지만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는 급등했다. 선거 불확실성에 급락했던 지수는 낙폭을 회복하며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승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시각으로 오후 4시 기준 민주당은 상원 53석과 하원 213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2022년 이후 4년 만에 하원 다수당 위치에 복귀했고 2006년 이후 20년 만에 상·하원 모두를 동시 탈환했다.

선거 결과에 국내 증시도 요동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62% 상승한 5683.80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코스피는 AMD의 호실적과 미국 반도체의 호조 영향으로 2% 넘게 상승 출발했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고 한 때 5400선 초반까지 밀렸다.

미국 민주당이 주장해왔던 AI 데이터센터 규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날 선거에서는 AI 인프라 투자의 중심지인 텍사스의 주지사 선거도 함께 진행됐는데 개표 결과 민주당의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공화당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텍사스주는 공화당의 텃밭으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주지사와 상원의원 모두를 가져가며 이변이 펼쳐졌다.

지나 후보는 선거 유세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즉각적인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을 시행하겠다. 주 의회가 관련 규제를 마련하기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을 제한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투자은행 웰스파고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계획된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의 27%가 집중된 곳이다. 민주당의 승리에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커지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100 선물은 장중 2% 넘게 급락했다. S&P500 선물의 0.8%, 다우지수 선물 0.5% 대비 낙폭을 키웠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간선거 개표가 본격화하면서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가 하락으로 전환됐는데 민주당의 의회 장악과 주요 주지사 선거 결과에 따라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역인 텍사스까지 민주당이 예상보다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자 우려가 지나치게 선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은 강세를 보였다.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은 18.64% 급등했고 HD현대에너지솔루션 주가도 12.47% 뛰었다.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2차전지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5.03% 상승했고 삼성SDI는 11.57% 급등했다.

여기에 장 초반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도 작용하면서 증시는 오후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장중 5% 가까이 밀려났던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68% 하락한 21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7% 가까이 밀렸지만, 낙폭을 다소 만회한 139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장중 중간선거 개표에 따라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우려가 확산하며 급락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에 더해 선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매수세가 유입돼 반등했다. 민주당의 친환경 정책 기조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2차전지와 태양광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