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예측한 2050년 우리나라의 가상 미래는 암울하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무려 38.2%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 10명 중 4명이 노인인 셈이다.
이쯤 되면 국가든 자식이든 막연히 부양해주리라는 기대는 내려놓는 것이 좋다. 노인부양비를 보면 2010년 15명에서 2050년 무려 72명까지 치솟는다. 현재는 15세에서 64세 인구 100명이 65세 이상 15명을 부양하는 양상이지만, 약 40년 뒤엔 경제활동인구 100명이 노인 72명을 부양해야한다는 얘기다.
2050년까지 바라볼 것도 없이 당장 10년~ 20년 이내의 장래만 내다봐도 숨이 막힌다. 2020년에 노인부양비가 22명, 2030년엔 38명으로 치솟는다.
'장수 리스크'라는 말이 보편화될 정도로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닌 위험이 된 시대. 행복한 100세를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퇴직연금은 그러한 안정적 노후를 준비하는데 필수적인 '핵심 병기'다.
◆ 고갈되고 있는 국민연금만 의존한다면…
"나이 먹고 어려울 때를 대비해 저축할 수 있을 때 저축해라. 아침 해가 하루 종일 가지는 않는다."
미국의 과학자이자 정치가로 유명했던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아름다운 노후에 대한 준비를 강조한 것. 많은 이들이 이러한 노후준비에 대한 필요성에는 깊은 공감을 보낸다. 그러나 실제 자녀 교육시키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다보면 노후를 대비한 은퇴자금을 두둑히 준비해 둘 만큼 경제적 여유를 가지기란 결코 쉽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6명(61%)은 노후준비가 안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노후준비가 돼 있다"고 답한 고령자(39%)들의 노후준비도 미흡했다. 준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이 29.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예금·적금과 부동산 운용이 각각 28.0%, 14.1%로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국민연금이 노후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직장인 양모(42)씨는 최근 국민연금공단에서 날아온 '국민연금 가입내역 안내서'를 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그가 만 65세 때 받게 될 예상연금월액은 월 60여 만원. 국민연금이 제시한 노후 필요 생활비 개인기준 '적정수준'인 111만원은 물론 최소 수준인 76만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액수였다.
양 씨는 "예상연금액이 적을 뿐 아니라 이 금액이 만 60세까지 현재의 보험료수준으로 납부할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니 기운이 빠진다"고 말했다. 요즘같이 5~10년 뒤 직장생활도 장담하기 어려운 시대에 만 60세까지 현재 월급(보험료)수준을 유지해야 겨우 받을 수 있는 금액이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노후대비하면 떠올리는 국민연금은 그야말로 기본 중 기본이다. 겨우 기초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더욱이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2008년 정부는 물가상승률이 2011~2020년 2.4~2.7%로 예상하고 국민연금 기금이 2060년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 들어 올 들어 4%대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기금 고갈시점이 더 앞당겨지고 있는 것. 국민연금은 물가에 연동해 지급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높으면 더 많은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연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길어진 노후를 장기적으로 준비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 당신의 퇴직금은 안녕하십니까?
두 살, 다섯 살 두 자녀를 둔 직장인 이모(39)씨는 노후 생각을 하면 걱정이 앞선다. 그가 정년퇴직 때까지 일해도 아이들은 고등학교도 채 마치지 못할 상황이라 은퇴준비는 엄두도 내기 힘든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주택 대출금 갚고 아이들 양육(교육)비 쓰다 보면 늘 생활비도 부족한 형편"이라며 "전세대란으로 퇴직금도 중간정산 받았기 때문에 노후를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씨의 경우와 같이 기존의 퇴직금은 중간정산이 가능해 노후가 되기 전에 써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기업이 도산하면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고 퇴직금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이 때문에 경제전문가들은 "현행의 퇴직금제도의 보장 기능에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령화시대에 대비한 보다 확실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05년 12월, 퇴직연금의 도입은 그러한 시대적 요구에서 시작됐다.
직장인이 퇴직연금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퇴직연금제도는 믿을만한 금융기관에 맡겨서 퇴직급여 체불을 방지할 수 있고 연금을 받아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재원 활용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후 자금을 위해 '3층 연금'을 권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민연금ㆍ기업연금ㆍ개인연금의 3가지로 구성하는 것. 1층 국민연금과 공무원, 교직원연금 같은 공적연금으로는 국민의 기본적인 수준의 생활을 보장하고, 2층 퇴직연금으로 표준적인 생활의 토대를 마련하며, 3층 개인연금을 통해 비로소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보장할 수 있다. 즉 풍요로운 노후로 가는 전 단계인 안정적인 생활 마련을 위해퇴직연금은 노후준비의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품인 시대가 됐다.
<TIP> 퇴직금보다 퇴직연금이 좋은 이유 5가지
① 퇴직금 수령방법 다양화
기존 퇴직금처럼 일시금으로 또는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② 퇴직연금 직접 운용 가능
확정기여형(DC형)의 경우 본인의 퇴직급여를 직접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③ 퇴직금 통산 가능
이직이나 퇴직 시에도 개인형퇴직계좌(IRA)를 통해 본인의 퇴직급여를 은퇴할 때까지 보관·이전할 수 있다.
④퇴직급여 수급권 강화
근로자의 퇴직급여가 금융기관에 예치돼 회사 부도 시 등에도 퇴직급여를 수령할 수 있다.
⑤ 금융교육 기회 확대
퇴직연금 도입 시 연 1회 법정의무교육을 비롯해 퇴직연금에 대한 운용 방법 및 재무상담 등 금융교육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