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불확실성이 증가할수록 위기관리는 더욱 중요해진다. 이런 시대적·사회적 배경 속에서 ‘평판경영’이 대두되었다. 1990년대에 처음 신조어로 등장한 뒤 1997년에는 <기업 평판 리뷰Corporate Reputation Review)>라는 전문 학술잡지까지 생겨났다. 1998년까지도 평판 연구는 학계에서 생소한 분야였지만 이후 관련 연구 성과가 꾸준히 축적되어왔다. 스위스 소재 IMD 경영대학원에서 재직하고 있는 로사 전(Rosa Chun) 교수는 기업평판과 브랜드 전문가로서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해 <평판을 경영하라>라는 책으로 묶어냈다.
국내에서는 평판경영이라고 하면 아직까지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기업평판’(Corporate Reputation)이란 다중의 이해관계자들이 한 기업에 대해 인지하는 총체적인 느낌이나 감성적인 연상을 가리킨다. 이러한 기업 평판을 경영하는 데는 세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첫째 평가파(Evaluational School)의 관점으로, <포춘> 순위처럼 평판을 측정할 때 재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을 말한다. 둘째 인상파(Impressional School)는 소비자 인지도 등의 외부 평판을 보는 관점이다. 관계파(Relational School)는 다중의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들의 상호관계를 평판 경영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그동안 평판경영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평판경영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평가파와 인상파의 관점이 우세했다. 그러다가 평판을 좁은 의미로만 받아들이는 현상에 대한 반성의 움직임이 일어 기존의 소비자나 언론 외에 이해관계자들, 특히 내부 직원들의 관점을 고려한 관계파 관점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관계파의 관점에 입각해 다중 이해관계자들의 평판을 동시에 측정, 비교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사람에 비유한 의인화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기업평판 척도(CCS; Corporate Character Scale)’를 통한 측정법은 의인화법을 이용한 5가지 척도로 다중 이해관계자들이 한 기업에 대해 인지하는 느낌을 측정하고 그 차이를 비교하는 방법이다. 책에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선(善), 흥(興), 능(能), 격(格), 권(權)의 5가지 척도를 제시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평판은 ‘다중 이해관계자들의 인지도’라고 할 수 있다. 지속적인 평판 경영을 위해서는 다중 이해관계자들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 균등해야 한다. 회사에 대한 소비자의 평판 인지도보다 직원의 인지도가 더 높은 회사가 재무성과 역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들 인지도가 회사의 비전과 일치한다면 평판경영에 있어 ‘삼위일체’를 이룰 수 있다. 이른바 언·행·인지의 삼위일체로서 ‘되고 싶은 회사’와 ‘행동하는 회사’ 그리고 ‘보여지는 회사’가 서로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다.
소설가 생텍쥐페리는 ‘사랑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평판경영도 마찬가지다. 기업 내·외부 구성원이 한방향을 바라보고 가치와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내부 평판과 외부 평판 사이의 격차를 줄이고 안에서 밖으로 혁신해나가는 것이 평판경영으로 거듭나는 지름길이라고 책은 말한다.
로사 전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 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