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에 기대지 말고 정보기술(IT)과 중국에 걸어라."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의 내년 증시 전망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과 성장률 둔화, 각국의 선거 등 녹록치 않은 변수가 겹치면서 지수 전망에는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운 반면, 중국 시장과 IT주에 대한 기대감은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스마트폰 타고 IT주 오시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업종에 대한 '믿음' 은 스마트폰에서 나온다. IT 대표주자인 삼성전자가 지난달 29일 이후 한달 가까이 100만원대 행진을 이어가며 '주가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데도 스마트폰 부문 실적과 기대감이 '8할'을 차지했다. 난공불락이었던 애플을 압도하고 나서면서 핵심부품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라는 완제품과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 시장에서 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까지 성장을 이끌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에 이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선두업체로 급부상하면서 그동안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던 펀더멘탈(내재가치)과 성장 가능성 등이 제값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컴퓨팅 패러다임이 PC 중심에서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1위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전세계 AP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2014년 이후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액이 인텔을 넘어설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투자가들은 '숏(매도) 애플-롱(매수) 삼성전자'를 넘어 '숏 인텔-롱 삼성전자'까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지난 3개월 사이 발표한 삼성전자의 2012년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20조원에 달한다. 올해 추정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에 비해 3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기록했던 최대 영업이익 17조2900억원보다도 15% 이상 많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런 온기가 IT주 전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IT업황 자체도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고 있는 데다 내년 런던올림픽과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12) 등이 긍정적인 촉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단기 속도조절이 나타날 수 있지만 지수 반등 과정에서 확인된 주도주 역할은 유효할 것"이라며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코스닥 IT 부품주 강세도 중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약진으로 서플라이 체인 부품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스마트폰 부품주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으랏차 '쿵푸팬더' 기지개

유럽·미국 외에 글로벌 경제를 떠받치는 또 다른 한 축으로 중국의 긴축 완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럽 재정위기가 남아 있지만 내년 1~2월 이탈리아 등이 국채 만기를 무사히 넘긴 뒤 중국의 긴축 완화가 본격화하면 글로벌 증시가 강한 반등 탄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중국은 이미 내년 경제정책 기조를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12월12~14일)에서도 그동안의 통화 긴축 정책을 긴축완화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년 넘게 지속한 통화긴축을 끝내고 미세조정에 의한 완화 형태로 전환한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이 지난달 30일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 것도 긴축완화 신호탄을 쏜 것이라는 평가가 적잖다.

시장에서는 중국 긴축이 완화될 경우 건설기계 부품주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준율 인하가 부동산 경기 연착륙으로 이어지고 내수경기 부양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 작업이 속도를 내게 되면 굴삭기 등 건설기계 부품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얘기다. 중국은 굴삭기 등 건설기계 부품 시장의 40~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굴삭기 부품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진성티이씨와 흥국 등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중국 내수 관련 소비주도 긴축 완화의 '단물'을 볼 수 있는 투자처로 거론된다. 지준율 인하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내수 소비 관련 업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사회보장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도 중국인의 소비를 늘릴 요인으로 꼽힌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출신 전병서 경희대 교수는 "정책 변화에 따라 중국인의 소비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은 매년 영업이익률이 40%를 웃도는 폭리산업을 발표하는데 올해 화장품, 음료, 의약품 등이 꼽힌 데 이어 내년에도 입고 먹고 마시는 업종이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직접 투자가 여의치 않다면…
 
직접 투자가 여의치 않다면 중국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래에셋맵스 자산운용은 에프앤가이드 중국 내수테마지수를 기초로 하는 '타이거 중국소비테마 ETF(상장지수펀드)'를 지난 16일 상장했다. 이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인 중국 내수테마지수는 코스닥 종목을 포함해 모든 상장 종목 중에서 중국 내수 성장의 수혜를 직간접으로 받을 수 있는 소비재 종목을 중심으로 19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편입한다.

모회사 또는 자회사를 통해 중국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거나 정관상 사업 목적 또는 중국 내 투자 상황을 고려해 지수에 들어갈 종목이 정해지고 매해 6월 종목과 비중을 정기적으로 변경한다. 11월 말 기준으로 오리온, 락앤락, 아모레퍼시픽, 네오위즈게임즈, 에이블씨앤씨, 파라다이스, 롯데쇼핑, 베이직하우스 등이 지수를 구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