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한 절차에 따라 보상하겠다."
 
최근 삼성카드 개인정보 유출건과 관련해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홈페이지에 띄운 '고객 사과문' 중 일부다. 지난해 해킹 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현대캐피탈과 하나SK카드 역시 사건 발생 직후 '피해 보상'을 내걸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런데 그렇게 큰소리 친 보상 약속, 과연 지켜지고 있을까?
 
◆해킹 피해자는 수백만, 보상 받은 사람은 O명
 
경찰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삼성카드 고객정보는 47만건이 유출됐다. 고객수 기준으로는 20만명이다. 지난해 하나SK카드의 정보유출 9만7000건. 현대캐피탈의 고객 정보 유출 규모는 무려 175만명에 이른다.
 
그런데 이 중 과연 실제 피해보상을 받은 고객의 수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1월12일 현재 정보유출로 인해 카드·캐피탈사로부터 보상 받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구체적인 피해 범위와 보상 규정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말하는 '피해'는 "해킹으로 인해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는 증명을 하는 경우"에 한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정보유출로 인해 불안하다는 소비자들은 있으나 실제 금전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과 하나SK카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피해를 '소극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보상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실제 피해가 있더라도) 요즘처럼 수없이 정보가 유출되는 상황에서 고객이 어떤 정보가 어디로 유출돼 피해를 봤는지를 어떻게 입증을 하겠냐"고 꼬집으며 "사고는 카드·캐피탈사가 치고, 피해 입증은 소비자가 하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구체적인 피해 범위와 보상 규모에 대한 기준 제시도 시급하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는 피해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보상대책을 마련하라고 한 단계"라며 "아직은 피해자라고 나서는 경우가 없어 구체적인 기준이나 보상대책은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킹대응 방식도 사별로 각각
 
정보 유출 이후 카드·캐피탈사별 대응방식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가장 여론의 뭇매를 받는 곳은 삼성카드다. 삼성카드는 해킹된 정보가 다시 대부업체 등으로 넘어가 2·3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고객에게 개별통보도 없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직접 조회해봐라"는 태도를 보인 탓이다.
 
이에 반해 현대캐피탈과 하나SK카드는 유출 직후 고객들에게 직접 전화해 적극적으로 피해사실을 알렸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신속하게 경찰에 알리고, 고객들 앞에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대상자가 상당히 많았음에도 주말에도 나와 일일이 대응 안내를 드렸더니 해킹 대응방식에 후한 점수를 주는 고객들이 많있다"고 전했다.
 
하나SK카드는 향후 유출 피해에 대비한 무료보험 가입 서비스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회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보험임에도 실제 가입률이 예상보다 높지는 않았다"며 "전체 유출 피해자의 10% 미만이 해킹피해 보상 보험에 가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