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성과급 300% 최대
현재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은 은행들의 성과급 잔치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가계대출과 연체율이 치솟고 있는 상황임에도 은행들이 자기들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선 KB, 우리, 신한, 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조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0년 순이익 합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3조원대, KB금융과 우리금융은 2조원대, 하나금융은 1조원대의 순익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각 은행별로 성과급 지급을 확정해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직원들에게 월급여(이하 기본급 기준)의 150%에 해당하는 성과급과 1인당 피복비 20만~50만원을 지급했다. 국민은행이 연말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약 6년 만에 성과급 잔치를 벌일 전망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여론을 의식해 다른 시중은행의 성과급 지급 결과를 지켜본 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 측에서는 기본급 100%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업계최고 수준인 300%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기본급의 100~1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오는 3월 결산 후 이익배분제(PS)에 따라 또 다른 형태의 성과급을 줄 예정이다. 이에 따라 PS 도입까지 합치면 최대 300%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전 직원들에게 1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구조조정 칼날 올해도 이어질까
이러한 가운데 각 은행들은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구조조정은 기업 매출이 크게 줄거나 경영난을 겪을 때 고육직책으로 강행하는 조치다. 하지만 이번에는 높은 실적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와중에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 초에도 추가 구조조정을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 9월 말 현재 은행권 임직원 규모는 10만132명으로 1년 전보다 1500명 줄었다. 특히 올해 초까지 추가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곳이 늘면서 은행권의 추가 감원 규모는 2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경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게 된 직원 130여명을 대상으로 '준 정년 퇴직제'를 시행한다. 정년에 가까운 고참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희망퇴직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4~5월 중 새 직장을 찾아 전직하는 직원에게 특별퇴직금을 지원하는 '전직지원제'를 실시해 인력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작년 9월 378명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이미 받았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추가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작년보다 130명 늘어난 521명으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외국계 은행은 구조조정 규모가 더 크다. SC은행(구 SC제일은행)은 지난해 말 임원급 20여명을 명예퇴직시키고 전체 직원의 12%에 달하는 800여명으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한국씨티은행은 100여명을 구조조정하려다 노조의 반대로 유보했지만 여전히 불씨는 살아있다.
◆"열심히 뛴 보상" vs. "과도한 수수료로 낸 수익"
이처럼 은행들이 성과급 잔치와 구조조정을 동시에 단행하자 비판이 거세다. 은행들이 힘들 때는 국민 혈세로 지원했는데, 막상 실적을 내면 국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 불만이다. 특히 기준금리가 수개월째 동결됐는데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가산 금리를 명분으로 내세워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은행들이 국내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과도하게 이자와 수수료를 챙겨 이익을 낸 것"이라며 "해외시장을 개척해 실적을 개선한 것도 아닌데 서로 이익을 냈다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은 국민 정서상 불편함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융지주사들이 이익을 거뒀다면 대상자를 먼저 생각하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어떻게 보면 독과점이라 할 수 있는 울타리 안에서 거둔 농사를 다 자기가 거둔 것 마냥 행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 사무총장은 구조조정과 관련 "구조조정은 기업이 어렵거나 성과가 안 좋을 때 고육지책으로 하는 것"이라며 "한편에서는 성과급 잔치를 하고 다른 쪽에서는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한결같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고 그 이익을 직원들과 나누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구조조정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군살을 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전략이라고 반박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은행 직원들은 임금을 동결하거나 반납, 삭감을 수차례 반복해 왔다"면서 "지난해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열심히 뛰었고 (성과급은) 그 결실을 맺은 당연한 보상"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관련 "연봉이 높은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하면 그만큼 더 많은 인턴과 신입직원들을 뽑을 수 있다"며 "올해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구조조정 역시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