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에 종종 등장하는 유럽 도심의 대표적인 거리 풍경이다. 한가롭게 느껴지는 오후 풍경은 현지인과 관광객이 한편의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파리 센강변, 로마의 스페인 광장, 런던 코벤트가든 거리 등이 대표적이다.
아시아 국가의 도심에서도 테라스 상가가 속속 명소로 떠올랐다. 싱가포르 대표 오락시설 밀집지역인 클라크키와 파 이스트 파크웨이 롱비치, 중국 상하이 신텐디 등이 테라스 명소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 테라스 상가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곳이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카페거리다. 예쁘고 특징 있는 테라스와 향긋한 커피향이 지나가는 행인을 유혹하는 거리다.
카페거리의 성공으로 이곳을 롤모델로 삼으려는 거리가 많아졌다. 성남시 동판교 백현동 카페거리나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카페촌 등 이미 자리를 잡은 곳부터 동탄 중심상업지구, 송도국제도시 등 신흥 지역까지 등장했다. 최근에는 은평뉴타운 등 서울 내에서도 테라스 상가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류승희 기자)
◆테라스 상가의 강점
금연 열풍 속 설자리를 잃은 애연가들에게 흡연 가능한 카페는 도심 속 오아시스다. 특히 여성 흡연자의 상당수는 끽연을 하기 위해 고가의 커피를 마시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대낮에 거리에서 여성의 흡연을 묵인하는 장소는 테라스가 있는 카페가 거의 유일할 정도다.
흡연자가 선호한다는 점 외에도 테라스 상가는 여러모로 강점이 있다. 외부에 노출된 공간을 통해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행인과 시선을 맞출 수 있게 했다는 점은 드러내기 좋아하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테라스 외부의 불특정 다수와 달리 존재감을 심어주기도 한다는 해석도 있으나 확인할 바는 없다.
카페나 주점이 아닌 다른 업종이라면 상품 전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주로 꽃집이나 의류점 등의 활용도가 높은 편인데 고객 유입에 긍정적이다.
상권 전체로 보자면 유동인구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거리 전체가 하나의 관광명소화 될 가능성 때문이다. 거리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 강남의 가로수길 처럼 폭발적인 상권 확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분당의 정자동 카페거리의 유동인구 급등이 좋은 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보잘 것 없던 상권이 이제는 평일 6000∼1만명, 주말 2만∼3만명의 거대 상권이 됐다.
◆테라스가 집값도 올려
트렌드를 주도한 정자동 카페거리는 분당의 청담동, 혹은 분당의 베벌리힐스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청담동과 정자동을 합한 청자동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니기도 한다. 청담동은 고가 주택 밀집지역이라는 것 외에도 성공한 연예인이나 사업가, 유학파가 사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지역이다.
때문에 테라스가 주변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데 일정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자동은 분당에서도 최고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테라스 상가가 평범했던 정자동을 청담동에 버금가는 위상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테라스 상가의 성공은 주택 트렌드에도 영향을 줬다. 대표적인 예가 테라스 하우스다. 이 집은 경사가 있는 야트막한 구릉지의 전원주택형 고급 연립주택으로 2층 가구의 경우 아래층 지붕공간(테라스)을 앞마당처럼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주택의 가치평가 척도인 가격을 따져보면 주택시장에도 테라스 효과가 있는 듯하다. 2004년 7월 입주한 용인 신갈동 새천년그린빌의 경우 전체 2076가구 가운데 4·5단지 5개동 46가구가 테라스 하우스로 공급됐는데 일반 아파트보다 1억원 가량 높은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각 가구의 테라스(앞마당) 넓이가 28평에 달해 분양 기준 38평형의 실제 활용공간은 66평형과 맞먹는다.
1999년 말 조성된 용인 영덕동 영통빌리지는 전체 470가구 중 4개동 32가구가 테라스 하우스로 지어졌다. 4층 높이의 31평형 단일 평형으로 구성됐는데 1~3층까지는 22평형, 최상층은 실제 분양면적보다 큰 38평의 앞마당이 있다. 매매가는 주변아파트에 비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테라스 하우스의 희소성과 테라스 주택의 장점이 반영된 결과다.
◆활용면적 확인해야
테라스 상가는 외부 활용공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희소성으로 인해 분양가격이 대개 일반 상가보다 높은 편이다. 주택도 일반 중·대형 아파트보다 기본 건축비가 20~30% 정도 비싸게 형성된다.
테라스 상가의 경우 업체에서 테라스 제공 시 분양가에 이미 포함이 되는지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계약 당시에는 테라스면적이 분양가에 포함됐다고 했다가 계약 이후에 별도로 추가비용을 요구해 법적분쟁으로 가는 경우도 간혹 있기 때문이다.
주변 상점이나 자치단체와의 마찰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분양업자의 '써도 된다'는 말만 믿고 계약했다가 나중에 도로 불법 점유로 확인돼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주차공간이나 전면공지를 불법적으로 테라스공간으로 꾸미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잘 살펴야 한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지붕과 벽체까지 갖춘 테라스는 건축법을 적용해 단속하고 있지만, 목재 테크만 설치했을 경우 상권 활성화와 사유 재산 보장 측면에서 단속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테라스 상가에 투자하기 전 주차장법과 건축법 위반으로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도 있으니 이점도 사전에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테라스면적은 서비스면적이나 공유면적을 전용면적화시키는 개념인데 공급가격에 포함시키는 여부는 계약마다 다르므로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면서 "테라스라는 상가의 개별적 기능보다 상권이 좋냐 나쁘냐에 상가 투자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