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하루 앞두고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프로젝트가 함께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규모가 1000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한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당초 사장급 참석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프로젝트의 상징성과 투자 규모를 고려해 총수들이 직접 자리하는 것으로 조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보고회는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전략 산업 다극화' 구상의 첫 대형 프로젝트 성격을 띤다.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산업을 지역 거점으로 확산해 국가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가장 큰 관심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방안이다. 정부와 재계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더해 호남권에 제2의 반도체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용인 클러스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 거점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호남권 클러스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전공정 팹과 후공정, 설계·장비 협력업체 생태계가 함께 들어서는 방안이 거론된다. 반도체 공장 1기 건설에만 수십조원이 필요한 만큼 실제 투자 규모와 산업 파급 효과는 단순 건설비를 크게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의 전국 단위 투자 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뿐 아니라 충청·영남·인천 등 주요 사업장을 아우르는 중장기 투자 구상이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충청권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영남권에서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삼성SDI 울산사업장 등이 투자 거점으로 거론된다. 인천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 투자 확대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 대통령은 보고회를 앞두고 주요 기업 총수들과 잇따라 만나 민관 협력 방안을 조율해 왔다. 지난 19일에는 최 회장, 25일에는 이 회장과 각각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을 위해 첨단 핵심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영남이나 충청, 강원, 제주, 호남 등으로 확대하는 획기적인 전략 산업 다극화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방침을 공식화했다. 김 실장은 최근 "용인에 짓기로 한 것을 짓지 않고 지방으로 간다는 차원은 절대 아니다. 새로운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보고회에 대해 "반도체,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 피지컬 AI 등 3대 분야에서 정부와 기업들이 같이 노력해서 만든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자리"라고 언급했다.
다만 호남 클러스터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은 보고회 전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기업에 대한 투자 압박과 전력·용수 등 인프라 여건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업 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는 29일 보고회에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지역별 배분 계획이 공개되면 논쟁은 더 확산될 전망이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지역 균형발전의 상징이 될지 기업 부담과 인프라 논란의 불씨가 될지에 정치권과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