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충격적인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로또복권 1등 당첨자 가운데 무려 27%가 배우자에게 당첨사실을 알리지 않겠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로또복권에 당첨되지 않은 일반인들이 아니라 이미 당첨돼 당첨금액을 수령하러 온 110명에게 조사한 것이라고 하니 더더욱 결과가 피부에 와 닿는다.
아울러 1등 당첨자 가운데 75% 이상이 일주일에 한번 이상 로또를 샀고, 5년 이상 꾸준히 로또 복권을 구입한 사람도 71%나 됐다. 그럼 로또복권을 사고 추첨방송을 배우자 몰래 보거나 인터넷 등을 활용해 몰래 확인한단 말인가. 결혼식할 때 주례사에서 꼭 나오는 표현이 바로 '부부 일심동체'라는 말로, 마음을 하나로 합쳐서 한마음 한몸이 됨을 뜻하는 것이라는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결혼생활을 시작하면 일심동체는커녕 서로 각자의 성향과 취향 및 인생관을 주장하게 되고, 서서히 각자의 존재를 인정하며 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세태의 발로가 로또복권 당첨자 중 3분의 1이 당첨 사실을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결과로 나온 것이다.
시야를 바꿔보자. 평일 낮 오후 2시쯤 서울 종로의 탑골공원을 가보면 많은 어르신들이 한가로이 산책이나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할머니보다 할아버지의 비율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울의 공공도서관을 가보면 자료실이나 정기간행물실에 할머니보다 할아버지들이 돋보기 안경을 쓰고 고전이나 옛 문헌을 보는 광경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럼 이 할아버지들은 모두 사별하신 분들일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마 할머니들은 따로 동네 주민자치센터나 노인대학, 또는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 그들끼리 춤이나 노래를 배우고 있을 것이다.
이제 2020년부터는 가장 많이 사망하는 나이대가 90대로, 진정한 100세 시대에 접어들 것이다. 어떤 자료에는 지금의 30~40대들은 자신이 120세까지 살 생각을 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그럼 이렇게 돈도 따로 관리하고 노후에 취미도 따로 하려고 결혼을 했다는 말인가. 실제 상담을 해보면 배우자의 수입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이 각자가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고 있다. 세상이 바뀌니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냐며 덮어둘 수도 있지만, 솔직히 서글픈 현실이다.
50대 중반에 은퇴해서 거의 40여년 이상을 부부가 따로 돈 관리를 하고 취미생활을 하는 것은 끔찍하지 않은가. 지금부터라도 부부가 함께 경제나 투자에 대해 상의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재테크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지 않겠나. 취미생활도 함께 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해서 함께 배우고 시간을 보내는 노력을 하도록 하자.
사람은 죽을 때 '껄껄껄'하며 죽는다고 한다. 호탕하게 웃으면서 죽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세가지의 아주 치명적인 실수를 후회하면서 "했으면 좋았을껄" 하면서 죽는다는 얘기다. 첫번째 '껄'은 "보다 베풀고 살 껄", 두번째는 "보다 용서하고 살 껄", 그리고 마지막은 "보다 재미있게 살 껄"이라고 한다. 세번째의 '재미있게 살 껄'을 배우자와 함께 해야 한다. '더 사랑하면서 살 껄', '더 의논하면서 살 껄'이라는 후회를 죽을 때 하지 않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