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안할' 상품 선택
펀드투자 붐이 일던 2008년 이후 대박을 친 투자자도 많았지만 쪽박을 찬 이들도 속출했다. 다행인 점은 펀드에 대한 인식이 초기와 달리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펀드로 대박을 치고 쪽박을 차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단시간에 펀드로 25% 이상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월 발표한 '금융투자자의 투자실태에 관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펀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기투자자가 많아지고 연간 적정기대수익률 역시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1년 미만의 투자자는 5.5%로 2008년 19.8%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 대신 5년 이상 중장기 투자가 늘었다. 2008년도 6.2%였던 것이 지난해는 26.8%로 크게 늘어났다. 간접투자자들의 연간 적정기대수익률은 16.4%로 2008년 25.3%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펀드투자도 차근차근 정석을 밟아가는 게 필요하다. 정석대로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면 펀드투자는 그리 어렵지 않다.
◆ 1등보다 매력적인 2등 찾기
학교에서 1등만 하던 친구가 사회에서 꼭 성공하란 법은 없다. 오히려 학교 다닐 때는 조금 뒤처졌어도 사회에서 성공하는 친구들이 수두룩하다.
펀드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1등인 상품이 높은 성과를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현재 1등은 영양가가 없다고 말한다. 월간성과와 수익률의 편차까지 살펴봐야 제대로 된 펀드를 고를 수 있다는 것.
조한용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1등을 하는 펀드가 좋은 게 아니라 꼴등하지 않는 펀드가 장기적으로 좋은 펀드"라며 "성적이 중간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서 꾸준히 성과를 내는 펀드가 더 낫다"고 말했다.
처음 펀드에 투자한다면 펀드설정액이 너무 크거나 작은 것은 피해야 한다. 또 자신의 투자성향이 안정을 추구한다면 주식혼합형이나 채권형, 채권혼합형을 택하는 것이 좋다. 만약 고위험에도 불구하고 고수익을 노린다면 주식형이 좋다.
조한용 팀장은 "수익이 잘 난다고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갔다가 잘 되는 경우를 거의 본적이 없다"며 "자신의 성향부터 파악해 펀드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펀드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펀드분산은 과유불급이라고 입을 모았다. 펀드를 여러 개로 나눠봤자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나만 가입해 위험률을 높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대신 그룹주, 중소형주, 해외채권형 등 스타일이 다른 펀드를 2~3개가량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펀드도 진득하게 기다려야
자고로 엉덩이가 무거워야 공부를 잘하는 법이다. 자신이 계획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할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려야 한다. '원자재펀드가 좋다더라' '금펀드가 수익이 대박이다'라는 소리를 들고 섣불리 환매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떤 펀드를 선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유지한다면 시장 정도의 수익은 얻을 수 있다"며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인내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2년 후에 올려줘야 할 전셋값이 있거나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큰돈을 펀드에 넣는 것은 위험하다.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는 너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펀드투자로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은행금리+곩'로 목표를 낮게 잡으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적금한다고 생각하며 1년을 투자한다면 6%, 2~3년이라면 10~12%가량을 수익률로 기대하며 적립식 펀드에 불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꾸준한 펀드관리가 성공의 지름길
어렵게 결정한 펀드를 그대로 방치하면 제대로 된 투자라 할 수 없다. 복습하고 예습해야 시장이 조정을 받거나 지수가 폭락한 후 땅을 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는 적절한 점검과 조정이 필요하다. 너무 자주 점검하면 선뜻 오르지 않는 수익률 때문에 좌불안석이 되고 너무 확인하지 않으면 적정수익률일 때 환매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는 1개월 단위로, 수익률은 3개월 혹은 1년 단위로 점검해볼 것을 권했다.
이때 확인해볼 것은 크게 4가지다. 우선 벤치마크 지수 대비 수익률을 모니터링한다. 만약 자신의 펀드가 10% 올랐고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지수인 코스피가 15% 올랐다면 운용에 성공한 것이 아니다. 벤치마크지수 대비 얼마나 올랐는지가 체크포인트다.
또 보유종목을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이는 펀드가 당초 투자목적대로 운용되는지 감시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보유종목의 좋고 나쁨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업종별 비중이나 스타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의미한다. 여기에 회전율 또는 설정액을 관찰하고, 마지막으로 펀드매니저와 운용사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수는 1% 올랐는데 내 펀드는 왜 1%가 오르지 않냐"며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다만 효과가 지수 대비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보고 심각할 경우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서동필 연구원은 "거치식 펀드는 시장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시장에서 가치형이 좋다면 가치형의 비중을 높이고, 성장형이 좋다면 성장형의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 며느리도 모르는 환매 시기
그래프의 꼭지가 최고점일 때 환매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적절한 환매 시기는 며느리도 모른다. 펀드매니저들 역시 언제쯤이 최고점일지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동필 연구원은 "자신이 원하는 목표수익률에 도달했거나 시장상황이 조정을 받을 것 같으면 환매 시점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천 대표는 최고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도달한 만큼 환매할 것을 권했다. 이 대표는 "수익률을 15%로 잡았다면 그 시점이 됐을 때 일부는 환매하고 나머지로 투자를 계속하라"고 조언했다.
조한용 팀장 역시 전액환매보다 시장에 항상 남아 있을 것을 권했다. 조 팀장은 "전액환매했다가 저점을 선택해 들어가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아질 수 없다"며 "시장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비중을 줄여 환매한 후 MMF와 같은 상품에 넣어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환매의 기술
펀드 투자는 적절한 환매가 수익률을 가늠한다.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매전략을 알아본다.
▲ 새로운 투자처를 정해둬라.
▲ 자금의 용도를 고려해라.
▲ 기준가격 적용시점을 따져봐라.
▲ 세금을 체크하라.
▲ 금액이 크다면 분할 환매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