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대란 시대다. 은퇴노인이나 특별한 전문성이 없는 계층의 취업 고충은 더욱 심각하다. 이들에게 취업은 단지 '좁은 문'이 아니라 '닫힌 문'에 가깝다.
월급의 적고 많음을 떠나 일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리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일자리'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교보생명의 일자리 나눔이 돋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원 대상자들의 역량개발을 돕고 다양한 사회적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스스로 역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사회적으로 나눔이 재생산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7년 대한민국 사회적 기업 1호 인증을 받은 '다솜이재단'을 배출한 이래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을 '숲자라미'로 발전시켜 2번째 사회적 기업 인증도 따냈다.
◆'교보다솜이간병봉사단'이 모태…사회적기업으로 성장
'다솜이재단'은 교보생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교보다솜이간병봉사단'에서 출발해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한 간병서비스 전문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수행하는 동시에 수익도 창출하는 기업을 말한다. 금융권 최초의 사회적 기업인 '교보다솜이간병봉사단'은 저소득층 환자에게는 무료 간병서비스를 제공해 삶의 의지를 심어주고, 일자리가 필요한 여성가장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2003년 '함께일하는재단'과 함께 '교보다솜이간병봉사단'을 출범시켰다. 이후 여성가장들을 선발해 전문 간병인으로 양성한 후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무료로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20명으로 시작한 간병인 수는 매년 증가해 최근에는 270여명으로 늘어났으며, 서비스 지역도 서울에서 경기, 인천,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으로 넓혀왔다. 그동안 무료 간병서비스를 받은 환자는 1만6000여명이 넘는다.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유료 간병서비스, 간병인양성교육센터 운영, 요양용품 대여업 등 사업영역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립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간병서비스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9년째 은퇴노인 숲해설가 육성
1호 사회적 기업인 '다솜이재단'이 우수모델로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2호 사회적 기업도 배출됐다. 교보생명의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이 '숲자라미'로 발전해 노동고용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것이다.
숲생태지도자협회와 손잡고 2003년 3월부터 운영해온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은 55세 이상의 은퇴노인을 전문 숲해설가로 육성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환경과 생태를 교육하도록 하고 급여를 주는 프로그램. 기업의 선심성·일회성 지원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노인이 전문성을 갖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은 은퇴노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참여의 길을 열어주는 한편 청소년들에게는 환경·생명의 소중함과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새로운 환경교육프로그램을 제시해 '일자리 창출'과 '환경보호'라는 가치를 적절히 조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운영비와 인건비 등은 교보생명이 부담하고, 숲해설가 선발과 교육 등은 숲생태지도자협회에서 맡아왔다. 지난 8년간 3000여명의 은퇴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100만명이 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생태체험교육을 받았다.
2007년부터는 어린이집 아동이나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숲해설활동을 하는 '그린다솜이숲해설사업단'도 시작했다. 맞춤형 유료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회적 기업으로의 자립을 준비해온 것. 최근에는 서울 광진구에 '숲자라미 체험센터'를 열어 보다 체계적인 숲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도 갖췄다.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은 2003년 노인의 날에는 노인실업, 청소년, 환경문제 등의 모범적인 해결책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2006년에는 산림청의 공인 사회교육프로그램으로 인증을 받았다. 2010년에는 '서울복지대상'에서 기업사회공헌부문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돼 서울특별시장상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은퇴 후 '숲 해설가'로 변신한 이찬우씨
은퇴 후 동심(童心)을 되찾았다. 40여년간 몸담았던 교직을 떠난 이찬우(67) 씨는 '인생 2막'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기우였다. 은퇴 후 6개월 만에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의 숲해설가로 새로운 교육현장에 나선 그는 수많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 속에 행복함을 만끽하고 있다.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등 숲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 환호하는 아이들 모습에 너무 즐거워요. 아이들과 눈높이가 같아지고 마냥 설레더군요."
근무시간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직접 산에 올라 숲해설을 하는 것은 물론 예비 숲해설가 양성교육에도 나서고 있다. 이씨는 "방학 때는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공헌 캠프도 열고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가르침을 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숲해설가 대부분은 60세 전후의 교사·공무원 등 전문직 출신. 은퇴 후에 제2의 직업을 갖게 된 점도 좋지만 후손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찾는다. 4대 보험제도 혜택은 물론 안정적인 임금도 제공받는다.
그는 "퇴직을 앞두고 봉사활동을 알아보다가 숲해설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숲해설가가 되기 위해서는 144시간에 달하는 교육을 받는 것을 비롯해 수시로 보수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열정과 건강이 있다면 은퇴노인들이 도전해볼 만한 가치 있는 일자리"라고 권했다.
지난 2007년부터 올해로 6년째 숲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숲해설가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앞으로 사업이 잘 돼 많은 사람들이 2세(아이들)를 위해 헌신하고 은퇴 후에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발판이 굳건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