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라고 불릴 만큼 길어진 노후지만 오래 사는 게 축복이 아닐 수도 있다. 아무런 준비없이 맞는 노후는 저주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직을 앞둔 40∼50대는 걱정이 많다. 퇴직 후에는 어떡해야 하나, 노후준비는 얼마나 해야할까.

이런 고민을 안고 사는 중년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이사가 쓴 신간 <평생월급>은 이러한 고민을 세부적으로 다뤘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수돗물이 끊기거나 졸졸졸 조금씩 나올 때가 비일비재했죠. 그때 조금씩이라도 끊이지 않고 나오면 어머니는 그걸로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할 정도로 살림을 해냈죠."
 
송 이사는 노후준비를 묻는 질문에 수돗물 얘기를 꺼냈다. 현금의 흐름이 수도처럼 꾸준히 흐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든 적든 일정한 금액을 노후에 계속 받을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노후에는 적은 돈도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송 이사는 노후준비에 가장 좋은 상품으로 국민연금을 들었다. 자신이 낸 것에 비해 보장하는 금액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50대 후반이라면 국민연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에 냈던 경우라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가입기간인 10년을 채우지 못했다면 추가로 납입해 이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 송 이사의 당부다.

"국민연금은 어떤 연금보다 좋은 노후 대비 방법입니다. 60세가 넘었더라도 10년이 안 되었다면 계속 낼 수 있죠. 50대 이상의 부부라면 모두가 가입해서 혜택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역시 국민연금은 기본적인 생활만 영위할 수 있도록 해줄 뿐 충분한 노후자금이 되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외에도 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다른 하나가 바로 퇴직연금이다. 송 이사는 웬만한 직장인이라면 다 받는 퇴직연금이나 퇴직금도 효율적으로 운용해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수익률이 크게 달라집니다. 아직 노후까지 시간이 많은 40대라면 좀더 공격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고, 퇴직이 임박한 50대라면 안정적으로 운용해 자금을 묶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40∼50대가 된 후 준비하려면 너무 늦지 않을까. 송 이사는 40∼50대도 충분히 연금을 준비할 수 있는 나이라고 말한다.

"가장 먼저 부인과 함께 노후까지 사는 데 얼마 정도 필요할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자신이 노후에 얼마나 쓸지를 파악해 국민연금 지급액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총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계산해 보세요. 그 이후 부족한 금액은 지금부터 메워나가면 노후가 그리 끔찍하지 않을 겁니다."

송 이사는 이를 '생존월급'이라고 말했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하지 않고 살 만한 꼭 필요한 생활비를 모으라는 것이다.

이 자금을 모을 때도 상황에 맞게 투자법을 달리해야 한다. 우선 40대는 퇴직까지 남은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투자형 상품으로 원금을 불리고, 개인연금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50대는 너무 욕심내지 말고 '금리+α'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당부했다.

"50대가 되면 자녀의 교육비로 지출액이 큰 시기입니다. 자녀교육도 중요하지만 노후준비도 중요한 때입니다. 이 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관건입니다."

예상 외의 수입은 미리 저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자녀들이 주는 용돈이나 보너스 등은 부족한 연금을 메우는 데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들이 주는 용돈도 무시할 수 없죠. 부모들은 자녀에게 베풀긴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노후준비를 잘 못하게 됩니다. 자녀들이 조금씩 주는 돈을 모아 연금으로 활용하면 후에 자녀들에게 또다시 손 벌릴 일이 없겠죠."

송 이사가 이번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숱한 재무상담에서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아이들 키우느라, 교육시키느라 제대로 된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상담 사례들이 수두룩 했던 것이다.

"50대 전후반이 되면 돈이 가장 절실한 때입니다. 돈은 없는데 자녀교육과 주택대출금 등 고정지출이 너무 많습니다. 노후는 코앞인데 준비할 겨를이 없는 거죠."

이렇게 고민만 끙끙하던 사람들은 송 이사의 재무 처방 이후 한시름을 놓는다. 막연하기만 했던 노후준비가 손에 잡히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에도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어른들이 말하지 않는 돈의 진실> 등의 책을 펴내 금융회사의 잘못을 꼬집고 제대로 된 금융지식을 알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융지식이 너무 없어서 섣불리 상품에 가입했다가 손해를 보곤 하죠. 금융회사들은 이를 악용해 불완전 판매를 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가 재무설계를 하는 이유도 금융소비자가 이러한 실수를 거듭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그가 증권사에 재직하던 시절에는 소신껏 재무적인 조언을 할 수 없었다. 조직 내의 틀에 갖혀 정해진 상품만 팔아야 했기 때문이다. 재무설계사가 된 후에야 비로소 제대로 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포트폴리오를 짜주더라도 제 소신껏 할 수 있습니다. 맞춤식 재무설계를 하는 게 제게는 보람이죠. 제 고객은 저와 평생 동반자로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