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은 따뜻했지만….'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이 '힘겨운' 봄나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겨울만 해도 신안그룹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 진출을 선언했고 현대시멘트로부터 성우리조트까지 가져오며 레저업계 강자로 우뚝 서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봄으로 접어들면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사업들에 적지않은 '제동'이 걸리면서 박 회장의 경영행보는 다소 움츠러든 모양새다.
 
 


◆인수문턱에서 '쓴잔' 들이켠 그린손보 인수전

무엇보다 지난 3월 그린손해보험 인수를 목전에 두고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던 상처가 박 회장으로선 가장 크다.

당초 신안은 그린손보 인수를 통해 건설·레저업에 쏠린 그룹의 매출구조를 다각화하고 금융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건설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레저사업도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해 자체적으로 금융계열사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기대한 행보였다.

특히 지난해 12월 바로투자증권에 이어 그린손보까지 인수할 경우 신안상호저축은행과 함께 금융계열사의 큰 맥이 완성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안그룹은 그린손보에 대한 실사작업까지 마무리한 후 나선 가격협상에서 인수대금을 두고 그린손보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끝내 인수에 성공하지 못했다. 

가격차 외에 신안이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용보장 등을 두고 우리사주조합 등 노조와 갈등을 빚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신안그룹측은 그린손보의 인수조건으로 전직원 임금 9% 삭감은 물론 30% 인력감축 및 연봉제 전환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그린손보 인수실패가 박 회장에게 뼈아픈 것은 금융업으로 그룹의 성장동력 방향을 전환하고자 하는 '적기'에 빚어진 실패였다는 점이다.

현재 신안은 건설부문에서 한때 시공능력 기준 20위권까지 진입했던 과거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핵심계열사인 ㈜신안만 해도 시공능력순위 53위(2010년 기준)이며 신안종합건설은 120위로 시장 내 파워가 약하다. 핵심인 주택사업 침체로 인해 신안은 2010년 1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레저사업 부문도 신안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어둠'을 드리우고 있다. 신안개발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억1352만원으로 전년도 12억7263만원에서 크게 떨어졌다. 신안관광개발 역시 2010년 기준 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안관광도 2010회계연도 부채비율이 2210%에 달했고, 신안레져는 자본잠식 상태다.
 
 

사진 류승희기자

◆횡성 성우리조트 내 군유지 매입 "신경쓰이네"

그린손보 인수 실패와 함께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1184억원을 들여 현대시멘트로부터 인수한 성우리조트의 군유지를 둘러싼 '잡음'으로 고생하고 있다. 인수 당시만 해도 신안그룹은 성우리조트가 보유한 오스타CC를 포함해 총 153홀 골프장을 보유하면서 국내 '골프장 홀 보유 랭킹'에서 단독 2위로 올라서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인수 직후부터 신안은 성우리조트의 관할지자체인 강원도 횡성군과 성우리조트 부지 내 군유지에 속하는 부지 매입 건을 놓고 적지않은 갈등을 빚었다.

둔내면 두원리 일대 12만2398㎡와 건물 1동에 대한 군유재산 대부기간이 지난 3월6일 만료되자 횡성군이 성우리조트에 편입된 군유재산(11필지 14만3590㎡)을 신안측이 일괄 매입해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신안그룹이 일괄매입보다 기존방식대로 대부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를 놓고 전체 리조트 부지 중 일부에 국한된 땅이지만 횡성군이 신안측에 매입 요구금액으로 100억여원을 제시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다행히 신안그룹은 최근 횡성군과 성우리조트에 편입된 군유재산을 1∼3년 대부하는 방향으로 잠정 합의하면서 일단 위기상황은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석용 횡성군수와 박순석 회장이 얼마전 모임을 갖고 기존 5년 계약에서 1∼3년 대부계약 방식으로 하는 안을 논의했다는 것. 

이에 대해 송종석 신안그룹 이사는 "성우리조트 내 군유지 매입 건에 대해 횡성군과 합의했다는 얘기는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땅 대부 건은 현대성우와 군간에 벌어진 송사에 따른 문제지 신안그룹과는 크게 관련 없는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박순석 회장은 누구
 

전남 신안군 출신인 박순석(68) 회장은 13세 때 무일푼으로 상경해 건자재 사업으로 오늘의 신안그룹을 키운 경영자다.

1980년 신안종합건설을 세워 한때 시공능력평가 순위 20위권에 드는 기업으로 키웠고 83년 ㈜신안, 1990년 태일종합건설을 잇따라 설립했으며 1996년 이후에는 신안주택할부금융, 신안캐피탈 등의 계열사를 추가하며 금융업으로도 보폭을 넓혔다.

특히 박 회장은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그룹의 사세를 키웠다. 2000년에는 조흥은행으로부터 현 신안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해 금융업에 진출했고 2001년에는 강관업체인 휴스틸을 인수하면서 급성장했다. 지난해 말에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에도 진출했다.

현재 신안그룹은 신안, 휴스틸, 인스빌, 신안종합레져, 신안상호저축은행 등 18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건설업과 레저업, 철강업, 금융업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한편 박 회장은 과거 도박혐의로 구속됐고 굿모닝시티 불법대출에도 연루되는 등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