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목전인데 노후준비는커녕 빚의 무게에 허덕이는 베이비부머들이 적지 않다. 이들 낙담하는 50대들에게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이사는 "지금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용기를 북돋운다.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지금의 50대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은 세대라는 것.
그가 진행한 수많은 상담 사례 중 베이비붐세대의 대표적인 부채 고민을 뽑았다. 부채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 '준비된 노후'라는 목표에 안착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본다.
송승용 희망재부설계이사
사진 류승희기자
◆베이비부머 빚 고민 ①창업자금 대출, 줄어들지 않는데…
Q: 악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50세 주부입니다. 4년 전 남편이 퇴직을 해서 대신 생계전선에 나섰습니다. 가게 순이익은 월 200만~300만원 정도 됩니다.
문제는 1억3000만원의 창업자금 대출입니다. 250만원 남짓의 소득으로는 월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도 빠듯한데 대출 이자만 월 50만원이 넘게 지출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가계 적자도 매월 20만~30만원씩 발생하고 있어 노후준비는 꿈도 못 꿉니다.
저축으로는 아들을 위한 결혼자금으로 꾸준히 모아둔 펀드와 주식 등이 약 1억원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서 무턱대고 '자녀 결혼자금'을 꺼내 쓰기도 조심스러운데 어찌해야 할까요?
A: 우선 고민해야 할 것은 현 시점에서 가장 비중을 둬야할 재무목표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상담자의 경우 대출로 인한 금융비용을 줄이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가족끼리 상의를 거친 후 자녀 결혼자금으로 갖던 있는 돈의 일부(절반 정도)는 빚을 갚는데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대출 일부를 상환하면 현재 월 20만~30만원씩 발생하는 적자는 줄어들 것이다. 이렇게 적자가 메워지면 단돈 10만원이라도 노후를 위한 저축을 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후준비는 현재 준비된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추천된다. 상담자의 경우 자영업자로 과거 국민연금을 납부한 기간이 짧은데, 임의가입으로 10년의 납부 기간을 채워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가게는 힘들더라도 가능한 10년 정도는 더 운영하면서 은퇴준비를 하고, 부족한 노후자금은 살고 있는 집을 줄이는 등 향후 은퇴시점에 다시 한번 점검이 필요하다.
사진 머니투데이
◆베이비부머 빚 고민 ②과도한 주택·보험 대출 어떻게?
Q: 3년 전에 162m² 아파트를 3억5000만원에 구입했습니다. 다행히 그 사이 집값이 올라 4억5000만원이 됐는데, 세식구가 살기에 너무 큰 집과 대출이자(월 100만원 정도)가 많이 나간다는 점이 부담스러워요. 아파트 구입 당시 대출을 2억5000만원이나 받았거든요. 대출 중 2억2000만원은 주택담보 대출이고, 3000만원은 보험계약대출을 활용했습니다.
집을 팔아도 대출을 갚고 나면 순자산은 얼마 안될 것 같아 고민입니다. 집이라도 갖고 있어야 할지, 아니면 처분해 빚부터 갚는 게 좋을까요?
저는 48세 전업주부이고, 남편은 53세로 아직은 일(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얼마나 더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A: 상담자의 연령대를 감안하면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장기대출 상환은 무리한 목표로 보인다. 더욱이 지금은 월 이자만 100만원 정도를 부담하고 있지만, 조만간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면 금융비용이 2배 이상 올라가게 된다. 지금도 저축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인데, 앞으로 대출 비용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상담자의 경우 집을 정리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일 수 있다. 집의 규모를 줄이든, 아니면 전세를 살든, 과도한 부채가 있는 집을 처분하는 것이 좋겠다. 일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빚은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또한 보험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상담자는 종신보험 약관대출을 통해 3000만원을 대출을 받아 연 10.5%의 이자를 내고 있다. 이자만 월 25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종신보험의 월 보험료까지 더하면 부담이 상당하다. 이럴 때는 종신보험을 해약해서 약관대출을 갚는 게 낫다. 대신 5년 정도 보장이 되는 정기보험을 가입하면, 기존의 종신보험 보험료보다 절반 이하의 보험료로 사망보장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자녀가 대학생이 됐기 때문에 가장의 사망으로 인한 위험 대비 니즈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가장의 사망보장은 향후 5~10년 정도만 집중보장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진 뉴스1
◆베이비부머 빚 고민 ③귀농 준비하는데, 서울의 주택 처분할까?
남편과 사별해 홀로 사는 55세 여성입니다. 원래 시골 출신이라 귀농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요즘 고민거리는 서울의 집 문제입니다. 주택담보 부채가 있는 집을 처분하고 가야할지, 그냥 두고 갈지 갈등 중입니다. 부채는 집값의 20% 정도로 과다한 편은 아닙니다.
A: 귀농을 하겠다면, 서울의 집은 처분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굳이 서울에서 사는 것도 아닌데 대출이자를 내고, 각종 세금을 물면서 보유할 만한 이유가 있을까. 집을 계속 보유하면 재산세를 낼 뿐 아니라 건강보험료도 올라간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쉽게 기대하기 어려운 현 시장에서는 대출이 있는 집은 처분하고, 귀농해서 자산에 맞는 적정한 집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50대 '부채 탈출, 노후설계' 3대 키워드
▶ 부동산자산과 금융자산의 균형이 필요하다.
주택에 거의 모든 자금이 묶여 있고, 소득이 있어도 저축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비중을 줄여 작은 집이나 전세로 가고, 금융자산을 확보하라.
▶ 노후 대비 금융상품의 제 1순위는 국민연금이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 경우라면 임의가입으로 준비하는 게 좋다. 국민연금은 일반 개인연금과 달리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인상 지급해주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으면서 보험료를 낸 데 비해 최소 약 1.8배 이상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 개인연금 가입을 고려한다면 연금펀드, 연금신탁, 변액연금을 비교해보자.
소득공제가 필요하다면, 연간 4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가 되는 연금펀드나 연금신탁이 적합하다. 하지만 연금수령 시에 기본적으로 5.5%의 연금소득세를 내야한다. 변액연금은 소득공제는 되지 않지만 10년 이상 수령 시 비과세 혜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