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8일(월)은 소나기와 우박을 만났으니, 눈꺼풀이 한 풀 꺾여 있다. 오늘도 100km 넘게 달려, 대구 근처 달성보에 도착할 것이다.
경천대를 나서 상주보 거쳐 낙단보로 향하는 길. 논밭과 야산을 넘는 자전거 우회길로 접어든다. 조그만 동네 야산을 타는데, 저만치 산악자전거가 홀로 힘겹게 오른다. 자전거 앞뒤에 랙(선반)을 장착, 패니어(짐가방)를 달았다. 등에도 큼직한 배낭이 있다. 저지 뒤에 간단한 '행동식'만 넣고 달리는 우리 사이클과는 딴판이다. 비켜가며, '안라(안전 라이딩)하세요' 인사를 건넸다.
"칠순 잔치 중입니다. 6월 10일이 칠순인데,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하고 있습니다."
정종술(70/서울 영등포구)씨는 하마터면 칠순을 망칠 뻔 했다.
첫 일정을 무리한 탓에, 탈수구토 증세가 일어나 객지에서 병원 신세까지 졌다. 26일(토) 여의도를 나와 충주까지 200km를 달렸다. 찌는 듯 여름 날씨에 그 먼 거리를 온 짐을 메고 홀로 달렸으니, 체력 좋은 젊은 사람도 탈 날법한 일이다.
"허리가 아파 1km를 걸을 수 없었는데, 자전거를 5년 타니 지금은 가뿐해요. 당(당뇨)도 심했는데,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합니다."
정종술씨는 자전거로 건강을 되찾았다 한다. 매일 일과 후 자전거로 4-50km를 달리는 게 그만의 건강 비결이다.
"쉬엄쉬엄 갑니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움직여 발길 닿는 데가 목적지입니다."
물길 따라 이어진 자전거길. 자전거 위, 칠순의 삶도 느릿느릿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