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원금을 깎아먹는 안전자산에만 묻어둘 수 없는 일. 최근 불안한 장세 속에서 '금리+알파(α)를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자산배분형·스마트펀드 등 탄력적 운용
"지나침도, 부족함도 경계하라."
최근 자산관리시장의 키워드는 '금리+알파'다. 투자 위험을 덜면서 연 5~10%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예금보다는 이율이 높고 주식보다는 안전한 상품이 인기인 것. 전통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투자패턴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노후대비나 장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시장의 변동성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나침도, 부족함도 경계하는 '중용(中庸)'의 미덕이 요즘 자산관리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요즘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상품이 스마트펀드와 자산배분펀드다.
스마트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으로 갈아타는 상품이다. 삼성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삼성 스마트플랜 실버Q 펀드'는 이와 같이 시황에 따라 주식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다양한 금융공학 기법을 활용해 꾸준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지난해 2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725억원이 판매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 스마트플랜 실버Q 펀드는 여러 단계의 하락위험 방어선을 사전에 설정해 주식시장 하락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특별한 홍보 없이도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을 준비하려는 투자자들 사이에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배분형펀드는 모든 자산이 수시로 널뛰기를 하는 장에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중위험·중수익'펀드로 내놓은 ‘한국투자 글로벌타겟리턴 증권펀드(주식혼합-재간접)’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5.75%에 이른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해외펀드 대부분이 마이너스의 늪에 빠져있는 것을 감안할 때 선전하고 있는 것(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5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 6.92%, 해외주식형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5.59%).
전 세계의 주식, 채권, 통화, 원자재, 리츠 등 상관관계가 낮은 글로벌 투자 자산을 한 펀드에 담아 변동성을 줄이면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편 덕분이다. 배현의 한국투자신탁운용 AI운용본부 팀장은 "글로벌타겟리턴펀드는 사전에 위험을 관리하는 포트폴리오로 세부 자산군을 선택하고 비중을 조절하며 성과를 쌓아나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도 최근 중위험·중수익 투자자들의 관심에 맞춰 자산배분형펀드인 'NH-CA 프리미엄위험관리펀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국내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주식 비중을 조절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자금 대이동
증시 폭락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해외 채권형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6월5일까지 해외 채권형펀드에는 총 34584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조7201억원,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2조5535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부터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시작된 해외 채권 투자 열기가 일반투자자에게까지 확산되면서 해외 채권형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하이일드채권이나 신흥국 국공채에 투자하는 해외 채권형펀드다. 이중 하이일드(High Yield·고수익)채권펀드는 투자적격등급에 비해 신용등급이 낮은 투기등급채권(BBB- 이하)에 투자하는 펀드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된 데다 위험자산 회피현상으로 인해 인기몰이 중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양호하다. 6월5일 기준 '피델리티아시아하이일드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41%,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H(채권-재간접형)종류C'는 5.45%,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형I'는 5.36%를 기록하는 등 해외 채권형펀드 가운데 하이일드펀드의 상당수가 상위를 점하고 있다. 단 일반 채권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투자위험도 따른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머징 채권펀드는 주로 신흥국 국공채에 투자한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둔화 우려로 금리인상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선진국과 달리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신용등급을 갖춘 점이 매력이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의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환율이 요동친 것처럼 '환율 리스크'가 적지 않다. 자칫 투자 대상국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채권에서 수익을 얻더라도 환차손으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김영빈 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 차장은 "주식 등 전통적인 고위험자산보다는 안정성이 있지만, 중위험·중수익 상품도 고유의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상품의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대체로 목표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기대에 어긋날 수 있다는 것. 김 차장은 "중위험 상품도 과거 변동성을 살펴보고, 분산해서 투자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