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열대야까지 제대로 찾아온 무더위지만 남몰래 웃는 기업들도 있다. 빙과류와 냉방기기 등 증권가에서 '여름 수혜주'로 꼽히는 곳들이다. 내수 부진에 울상을 짓던 이들은 폭염과 함께 주가도 기지개를 켜면서 신바람이 났다.
◆폭염 대표주, 빙과업체 주가 뜨겁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빙과업체들의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6월 이후 30% 이상 주가가 오른 빙그레는 지난달 25일에는 장중 9만1700원을 터치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롯데삼강도 지난달 19일 장중 57만6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2일 종가(51만원)는 단기고점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6월 이후 상승세가 확연하다. 롯데삼강은 여름 특수 외에 롯데그룹 내 식품사업 통합 및 외부업체 M&A(인수·합병) 호재 덕도 보고 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롯데삼강은 롯데쇼핑 식품사업부, 파스퇴르유업, 롯데후레쉬델리카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고 그룹 유통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며 "향후 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연 13.%, 15.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냉방기기 업체들도 실적 호전 기대로 주가가 뛰고 있다. 선풍기 제조업체인 신일산업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찜통더위로 수요가 늘고 있는 위닉스 등 제습기 업체들도 강세다.
도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후 및 주거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제습기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위닉스의 경우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50억원, 24억원으로 분기기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3분기에도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력수요 관련주, 열대야 속 편의점업체 주목
여름철 전력수요 관련주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한때 예비전력이 4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력투자 확대 기대가 나온 덕분이다. 예비전력이 400kw 미만 300만kw 이상인 상태가 20분간 지속되거나 순간(순시) 최대전력수요가 350만kw 미만일 경우, 전력경보 '관심'이 발령된다.
증권가는 LS산전을 급증한 전력수요의 수혜주로 꼽았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력난에 따른 전력산업 투자 확대는 (LS산전이) 수혜를 볼 전망"이라며 "노후화 제품 교체 및 신규 수요, 발전소 투자 등에 따른 송배전망 투자 확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력공급과 단전에 대비하는 2차 전지용 보호회로를 만드는 파워로직스도 6월 이후 21% 올랐다. 누리텔레콤과 옴니시스템을 비롯한 '스마트 그리드' 관련주도 오름세다. 스마트 그리드는 정보기술을 이용해 전력망을 관리,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전력망을 말한다.
열대야에 심야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GS리테일 등 편의점업체도 폭염 수혜주로 꼽힌다.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3.5% 늘어난 468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의 매출 신장 지속으로 3분기에도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름휴가가 본격화되면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윤상근 한맥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여행 예약증가율이 소폭 하락하거나 정체돼 있지만 8월에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각각 15.5%, 15.8%를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어컨 냉매가스업체 후성 주가도 기지개
최근 1년여 동안 반토막 난 후성의 주가도 찜통더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무더위로 에어컨 판매가 늘면서 주력사업인 냉매가스 사업의 실적개선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어서다.
후성은 지난달 26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최근 저점 대비 10% 이상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후성의 주가는 지난해 7월4일 9960원을 고점으로 지난달 말 4315원까지 57% 가까이 추락했었다.
후성은 냉매가스 사업과 2차 전지 전해질 사업을 주력 사업부문으로 두고 있는 국내 냉매가스 시장 선두업체다. 특히 에어컨용 냉매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캐리어,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차 등에 국내 수요량의 70~80%를 독점공급하고 있다. 2차 전지 전해질부문은 LG화학, 테크노세미켐, 파낙스이텍 등이 주요 고객사다.
이처럼 독점적인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후성의 최근 실적은 부진했다. 냉매가스의 매출이 줄었고 2차 전지 소재의 가동률도 기대치에 못 미쳤던 탓이다.
후성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92.7% 감소한 8억5000만원에 머물렀고, 2분기도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후성의 2분기 영업이익이 21억∼28억원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돼 저가 매수에 나설 때라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증권은 후성이 BASF사가 생산할 전해액의 핵심원료인 LiPF6를 향후 10년간 독점 공급함에 따라 앞으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은 2분기 실적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후성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현 상황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 9500원을 제시했다.
냉매 원재료인 형석의 가격 하락과 LiPF6 가동률 상승, 2차 전지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대신증권도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현재 시점에서 비중확대가 필요하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다만, 냉매가스의 흑자전환 지연과 시장예상치를 밑돌았던 2차 전지 소재 가동률을 반영해 목표주가는 8500원에서 7500원으로 하향했다.
대신증권은 냉매가스의 흑자전환 시기가 수익성 회복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봤다. 김록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 2차 전지 소재의 가동률이 70~80%를 상회하고 있고, 앞으로도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4월 이후 가격이 하락중인 저가의 형석이 8월부터 원재료로 투입되면서 냉매가스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2012년 하반기 2차 전지 소재 매출은 402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80% 증가해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