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독일 프리드릭스하펜에서 열린 '유로바이크 2012(Eurobike 2012)'가 우수작 84개를 선발, 그 중 카테고리별 최고만을 골라 '골드 어워드(Gold Award)' 8개 작품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그야말로 최고 중의 최고들인 것이다(<a href="http://bike.mt.co.kr/articleView.html?no=2012083017284220866" target=_new>관련기사</a>).
<b>주목을 끄는 낯선 변속기의 등장</b>
최고 수상작에서 엔진니어의 시선을 사로잡는 단 하나의 사진은 장거리 투어용 자전거, '실크로드 익스플로어(Silkroad Xplore)'이다. 내장형 변속기가 뒷바퀴 허브가 아닌 BB(바텀 브래킷)에 위치하였고, 전시업체가 소개하는 제품의 장점 또한 이 변속기에 집중되고 있다.
▲ 실크로드 익스플로러장거리 투어를 목적으로 개발된 자전거이다. BB에 내장된 두툼한 변속기는 프레임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 이미지 출처: 투트 터레인社 홈페이지. 전시업체의 설명처럼 무거운 내장 변속기가 프레임 중앙의 BB에 위치한다면 전후방 하중 분산에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위 사진이 보여주듯 이 변속기는 호환성이 '제로'다. 어떤 이가 자신의 자전거에 이것을 장착하고 싶다면, 방법은 단 하나. 쇠톱으로 BB 주변의 프레임을 절단해 들어내고, 그 자리에 변속기 케이스를 용접해서 붙여야 한다.
<b>최악의 호환성, 그러나 최고의 메커니즘</b>
실크로드 익스플로어에 장착된 '피니언 변속기(Pinion transmission)'는 포르쉐에서 변속기를 개발하던 엔지니어, 미하엘 슈미츠(Michael Schmitz)와 크리스토프 레먼(Christoph Lermen)이 공동 발명한 것이다. 2006년에 시작된 개발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2009년에 현재의 메커니즘을 갖추게 되었으며, 그해 투자를 받아 피니언社(Pinion GmbH)를 설립하고 2012년 7월 비로소 생산이 시작되었다.
▲ 피니언 변속기 특허 도면(2009년)그들의 첫 특허(2007년)는 기어박스 내부에 3개의 축을 배치하는 것이었으나 나중에는 이 도면처럼 2개의 축을 사용하는 메커니즘으로 간소화되었다. 특허 명세서에서 발명자는 이 변속기의 사용이 뒷바퀴의 무게를 줄여 산악자전거의 후방 완충 성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기술했다. 2010년도 후속출원 특허(DE102010051727)는 전기모터를 포함하고 있다. / 출처: DE102009060484A1, 'Shifting device and Gear unit', Pinion GmbH, 2009 이 변속기 메커니즘 우월성은 '커다란 변속범위'에 있다. 총 18단 기어에, 변속 단계마다 정확히 11.5%의 가속(또는 감속)이 이뤄짐으로써, 전체적인 변속범위가 636%에 이른다(1.115^17=6.363). 자전거 변속기에서 이것이 얼마나 큰 발전인지 알기 위해 기존 내장형 변속기를 예로 들자면, 1998년 버나드 롤로프(Bernhard Rohloff)가 발명하여 'MTB에 장착 가능한 최초의 허브변속기'로 인정받는 롤로프社의 14단 변속기는 526%의 변속범위를 제공하며, 이것은 27단 체인변속기(디레일러)에 대응하는 범위였다.
<b>성공할 수 있을까?</b>
실크로드 익스플로러를 출품한 타우트 터레인社(tout terrain)는 2009년 유명한 크랭크변속기(사실상 외장형)인 쉴럼프(Schlumpf)의 다운힐자전거 버전으로 기획된 '트립베르크(triebwerk)'를 유럽에서 유통하고자 했던 업체이다. 트립베르크의 개발이 지연되자, 피니언 변속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모양이다.
▲ 쉴럼프社가 다운힐자전거용으로 개발한 변속기, 트립베르크쉴럼프 변속기들은 2단 기어를 제공하고 크랭크축 끝의 버튼을 발뒤꿈치로 눌러 변속한다. 주로 리컴번트와 미니벨로에 장착해 사용하며, 국내에서는 쉴럼프 변속기를 장착한 스트라이다 모델이 출시되었다. / 이미지 출처: 쉴럼프 홈페이지. 쉴럼프 변속기(트립베르크)는 프레임의 변형 없이 BB에 장착할 수 있으므로(크랭크셋 교체의 개념) 호환성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피니언 변속기는 프레임과 한 몸이라 이 변속기의 우수성에 매료된 고객은 프레임을 구입해야 한다.
피니언 변속기처럼 변속기가 프레임의 일부로 제작된 사례로 1935년경 출시된 아들러社의 3단 변속 자전거가 있었다. 과거의 시장상황을 살필 수는 없지만, 단순하게 바퀴만 갈아 끼우면 어떤 자전거에도 장착 가능한 스터미아처의 3단 허브변속기(1902년 출시)와 '경쟁'이 되었을 거라곤 상상하기 어렵다.
▲ 아들러사의 3단 변속 자전거 카탈로그(1935년) 내장형 변속기 중에서 피니언 변속기가 가장 큰 변속범위를 제공함은 사실이나, 호환성을 고려할 때 모든 자전거에 장착 가능한 롤로프의 526%는 꼭 맞는 프레임이 준비되어야만 사용 가능한 피니언의 636%에 결코 뒤처지는 수치가 아니다.
※ 본 연재물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자전거종합연구센터(윤덕재 센터장)가 수행한 '자전거 특허기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