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은 오는 2016년까지 여의도 본점은 그대로 두고 일산센터만 부산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그런데 일산센터가 지방으로 내려갈 경우 거액의 유가증권과 채권, 금괴 등을 보유할 공간을 찾기 어렵고 부산에서 수도권으로 증서 등 물건을 옮겨야 할 경우 물류비용도 기존보다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결국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예탁결제원이 국고낭비만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예탁결제원이 이전할 곳은 부산 남구 문현 혁신도시 내에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다. 이 건물은 지상 63층(289m) 규모의 초고층 빌딩으로 부산의 금융 중심지 랜드마크로 지어질 예정이다. 현재 공적률 30%가량 지어졌다. 예탁결제원은 이미 5개층을 매입했으며 매입금액은 400억원 규모다. 부산으로 이전하는 직원은 약 200여명이다.
그렇다면 예탁결제원 일산센터는 어떤 곳일까. 우선 결제원은 중앙예탁결제기관으로 채권 등 유가증권을 발행하는 곳이다. 현재 고객들이 맡긴 증서와 예탁결제원이 보유한 유가증권 등을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2700조원에 달한다.
예탁결제원 일산센터는 이처럼 천문학적인 유가증권 증서와 고객자산을 보관하기 위해 지어진 곳이다. 1998년 600억원을 들여 건물을 완공했으며 실내는 철저한 보안을 위해 복잡한 구조로 지어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데 일산센터의 복잡한 내부구조로 인해 사무실이나 오피스텔로 사용하기 힘들고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매입자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문제가 있다. 예탁결제원은 결국 새로 이전할 건물을 매입할 때는 발 빠르게 움직였는데 매각에 따른 국고 회수는 제대로 안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안전을 위해 또다시 제2의 일산센터와 같은 내부 건물을 만들도록 리모델링해야 한다. 추가적인 국민혈세 지출이 불가피한 셈이다. 또 예탁결제원 주요 고객층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앞으로 부산과 여의도를 오갈 경우 물류비용도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지적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천문학적인 증서와 실물 등을 부산까지 옮기려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라며 "더욱이 장거리를 이동하는 만큼 안전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차원이든 공공기관 최고경영자들이 나서든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예탁결제원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드라이브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일산센터는 우리 시스템에 맞는 특수시설로 건립됐는데 정부의 정책으로 이전을 하게 됐다"면서 "건물 내부가 일반 사무실 구조와 달라 구매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부산으로 이전하는데까지 아직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어 내부적으로 심도있는 논의를 해보겠다"고 해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