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글라데시에 살고 있는 13세 소녀 라조니. 어릴적 불의의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라조니는 의족 수술을 받은 후 제대로 된 신발을 신어 본 적이 없다. 그런 라조니에게 의족에 맞는 신발이 생기게 되면서 희망이 생겼다. 힘차에 두 발로 걸어 학교를 다니고,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2. 캄보디아에 살고 있는 63세의 선생님 몬궁. 몇 해전 백내장이 걸리며 책을 읽는 것조차 어려워진 그는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게 됐다. 그런 그가 백내장 시술을 받고 다시 교육자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던 건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가르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했을 때 가장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과 함께 다시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기부를 통해 ‘새로운 삶’을 선물 받은 사연들이다. 게다가 라조니와 몬궁에게 이처럼 값진 선물을 줄 수 있는 방법은 거창하거나 복잡하지 않다.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면 덩달아 어려운 사람까지 도울 수 있는 ‘윤리적 소비’ ‘아름다운 소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패션 센스 뽐내는 ‘기부 스타일’
 
2006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라는 미국인은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며 수많은 아이들이 맨발로 걸어 다니는 현실을 목격한다. ‘이들에게 신발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그가 찾아낸 방법이 바로 ‘shoes for a Better Tommorrow(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신발)’라는 뜻의 신발브랜드 ‘TOMS’였다.
 
편안하면서도 감각적인 캔버스화로 유명한 탐스 슈즈의 탄생 일화다. 소비자들이 탐스 슈즈 한 켤레를 사면 그 만큼의 신발이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맨발의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제공되는 ‘one for one(일대일 기부)’ 방식이다.
 
소비자들이 신발을 구입하게 되면 페루 등 개발도상국에 근무 중인 현지전문가들이 신발이 가장 필요한 지역을 꼼꼼히 살핀 뒤 기부를 진행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신발이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도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4~6개월 정도다.
 
비록 ‘신발 한 켤레’일 뿐이지만 맨발로 길을 걸어야 하는 어린이들에게는 토양에서 얻을 수 있는 질병을 막아주며 먼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해 주는 꼭 필요한 이동 수단이다. 지난 2011년까지 탐스를 통해 기부된 신발은 총 2백만 켤레. 올해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며 국내에서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탐스 아이웨어를 통해 안경 제품을 판매하며, 제3세계 시력 기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one for one 방식의 수익기부를 실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안경을 구매한 만큼 단순히 안경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눈 관련 질환과 시력 교정용 안경 처방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신성통상의 패션브랜드 지오지아에서도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캔버스 백을 출시했다. 지난 7월 국제 비영리조직인 WIT(Whatever It Takes)와 함께 출시한 상품이다. WIT는 전세계 유명인들의 아트워크를 기증받아 상품을 제작해, 판매수익 일부를 각종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펼치는 곳이다.
 
영화배우 피어스 브로스넌, 샤를리즈 테론, 디자이너 팔로 피카노, 락 그룹 콜드 플레이 등이 직접 디자인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캔버스 백을 판매한다. 피어스 브로스넌은 평화와 사랑을 상징하는 그래픽을, 샤를리즈 테론은 ‘All hearts best as one’이라는 문구를 담았다. 유명인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가방으로 패션 센스를 뽐내며 동시에, 이들 제품을 구매한 수익금 일부는 지구환경 보호 및 여러 구호 활동에 전해지게 된다.
 
 
◆ 물 한 방울 찍고, 영수증 모으면 끝! …”기부가 이렇게 쉬워?”
 
요즘 편의점에 가면 귀여운 아프리카 꼬마 아이가 그려진 물병 제품을 볼 수 있다. 이 아이의 입에 떨어질 듯 말듯한 물방울을 휴대폰 QR코드로 찍으면, 아프리카 아이들이 깨끗한 물 한 방울을 마실 수 있게 된다. CJ제일제당이 지난 3월부터 시작한 ‘미네워터 바코드롭(BARCODROP)’ 캠페인이다.
 
지난 3월22일 UN이 지정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시작된 이 캠페인은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 오염으로 생명을 위협 받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전달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현재까지 참여율은 약 미네워터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절반가량인 50% 정도로, 조성된 기부금액은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쓰여진다.
 
초창기에는 CJ제일제당이 BGF리테일과 제휴를 통해 전국 CU(구 훼미리마트) 매장에서 미네워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 중 기부 참여를 원하는 이들에게 원래 가격에 100원씩을 더해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캠페인을 확대하며 물병 디자인에 QR코드를 삽입해, 기부를 원하는 이들이 휴대폰으로 물방울을 찍으면 1회당 100원씩 기부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기부금은 통신요금에 과금된다. 소비자가 100원 기부를 선택하면 CJ제일제당과 훼미리마트 등 참여사들이 100원씩을 추가로 기부, 1병 당 총 300원이 기부 되는 셈이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면 쓰레기통에 버려지기 일쑤인 영수증들. 이 영수증을 ‘모으는’ 것만 잘 해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가 된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고객들의 영수증을 모으기만 하면 구매금액의 0.5%를 지역 사회에 기부하는 ‘지역단체 마일리지’를 시행 중이다. 올해로 13년째를 맞는 이 같은 영수증 기부는 지난 13년간 1억530만명이 참여해 누계 지원액만 140억원에 달한다.
 
초창기에는 소비자들이 영수증을 직접 모아 수거함에 넣는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스캐닝 기계가 도입돼 영수증을 직접 넣는 번거로움 없이도 손쉽게 기부가 가능하다. 적립금 액수는 실시간으로 고객만족센터 전광판에 반영되고 있으며, 분기별로 정산해 그 다음달 20일 지원단체의 통장으로 입금된다. 이 비용은 지역 장학회나 결식아동 및 독거 노인 돕기 단체 등에 지원하게 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