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는 구조조정, 밖으로는 사업확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전방위 경영’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다른 한편으론 ‘글로벌 포스코’의 위상 높이기에 여념이 없다. 여기에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성장동력 발굴에도 ‘지휘자’로 나섰다. 

정 회장은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야심찬 계획 하나를 밝혔다. 올해가 가기 전에 포스코의 구조조정을 매듭짓겠다고 공언한 것.

계속된 인수합병(M&A)을 통해 불필요하게 늘어난 자회사를 정리한 후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행보로, 업계에선 정 회장의 ‘구조조정 매조지’에 대한 현실화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강력한 구조조정 지시…신사업 위한 조직개편도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 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 포스코는 현재 비핵심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7월말 2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는 투자 목적이 완료됐거나 자본잠식 상태인 계열사 10개 이상을 연내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포스코가 70개 계열사(손자회사 포함) 중 많게는 25개 정도를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 계열사로는 포스코켐텍, 포스코엠텍, 포스코엔지니어링, 성진지오텍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비핵심 자회사들도 정리 예상 대상에 포함된다. 이미 산동시멘트 등의 매각이 완료됐고 대우인터가 갖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24%도 1조2054억원을 받고 어피니티 컨소시엄에 넘겨졌다.  

정 회장의 ‘전경련 발언’ 이후 포스코의 구조조정 속도는 실제로 빨라졌다.  

포스코에너지만 해도 최근 자회사인 신안에너지와 포항연료전지발전을 흡수 합병키로 했다.  두 자회사가 각각 경남과 경기도 소재로, 사업장 위치는 다르지만 영위하는 사업분야가 공히 스테인리스 가공이어서 합병을 통한 효율성을 생각한 조치다.  

앞서 포스코에이에스티 역시 사업접점 마케팅 서비스 기능의 통합을 위해 포스코엔에스티를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계열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수익성이 낮은 자회사를 정리해 효율성과 시너지효과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평가한다.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정 회장이 포스코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취한 또다른 행보는 바로 그룹의 신성장 사업 육성을 위한 조직 개편이다. 

포스코는 최근 신성장사업실 소속의 클린가스사업추진반을 '가스석탄화학사업실'로 격상시키고 김재석 포스코에너지 사업개발실장(상무이사)을 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청정가스 수요 증가와 가스사업 경쟁력 향상 등으로 관련사업 수요가 늘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정 회장은 기존 신성장사업실을 '신사업실'로 이름을 바꾸고 신성장동력이 될 만한 사업을 검토하고 지원하는 업무를 하도록 했다.
 


◆글로벌 행보 박차…호주, 독일, 중국 등 '종횡무진'

안으로 내실다지기에 나서면서도 정 회장은 2012년을 포스코의 ‘덩치’를 키우는 한해로 마무리짓고 있다. ‘제품 생산은 고객사가 있는 시장에서, 쇳물 생산은 광산에서’라는 해외 진출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단계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포스코는 현재 호주 현지법인인 POSA와 노블그룹과 함께 스틸메이커스 오스트레일리아 컨소시엄을 구성, 아리움(옛 원스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아리움 경영진이 최근 인수 제안을 거절했지만 가격 협상을 계속한다는 게 포스코측의 입장이다.

아리움은 호주 남부 화이앨라에 주요 생산기지를 보유한 호주의 자원개발·철강생산 기업으로 철광석 광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다 호주와 뉴질랜드에 가장 큰 철강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포스코로서는 인수 후 높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만하다.

아리움과 함께 포스코는 독일계 글로벌 철강사 티센크루프 그룹의 미국 및 브라질 철강제조 자산을 총괄하는 스틸아메리카스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인수 자문을 책임질 투자은행으로 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하고 최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외형적인 영역 확대와 별개로 정 회장은 포스코 경영자로서의 글로벌 행보에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최근 멕시코철강 콘퍼런스에 참석해 세계 철강업계 관계자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방한한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을 만났다. 멕시코철강 콘퍼런스에 참여했을 당시 정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철강수요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철강업계가 직면한 현안으로 생산능력과 원료, 기후변화 문제를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그는 지난달 3~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다음날인 7일에는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하더니 같은달 8일에는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옌볜 훈춘 국제물류단지 착공식에도 참석하는 '타이트한' 해외 일정을 수행했다.

■ 차기 회장 ‘예약’에 포스코 위상도 덩달아 ‘UP’

정준양 회장에게 2012년은 포스코와 더불어 자신의 국제적인 위상이 한층 높아진 한해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세계철강협회 연례총회에서 정 회장은 임기 3년(2012년10월~2015년10월)의 회장단에 선임됐다. 회장 1인과 부회장 2인으로 구성되는 회장단에서 정 회장이 부회장으로 임명된 것.

2012~2013년 회장단의 경우 이번에 부회장으로 선임된 정 회장 외에 지난번 부회장에서 이번에 회장으로 선임된 러시아 세베르스탈의 모르다쇼프 회장과 직전 회장이자 이번에 부회장이 된 중국 안산강철의 장샤오강 사장으로 구성됐다. 따라서 정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선례에 따라 2013~2014년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정 회장의 이번 회장단 선임으로 원료, 수급, 지속가능 등 세계 철강업계의 주요 이슈에 대한 포스코와 국내 철강업계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협회 내 창립 멤버격인 기존 유럽·미주의 철강사들과 중국 등 아시아권 신흥국 철강사들 사이에서 상호 이해관계를 지혜롭게 조정·중재하는 차별화된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포스코는 이번 연례총회에서 세계철강협회로부터 ‘혁신부문’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계 최초로 철강기업에 디지털 정보경영체제를 정착시킨 데 이어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 제철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점, 구글 GE 등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창조적인 경영기법과 문화를 도입한 부분 등이 호평을 받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