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주 금리 인하를 단행해 가계 부채의 심각성을 실감케 했다. 올 하반기 들어서만 두번째다. 올 경제성장률도 2.4%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소비·투자·수출 모두 그야말로 '골골'한 상황. 이륙도 못한 '747'(5년간 경제성장률 7%, 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 공약이 MB정부의 막바지에 더욱 허망하게 느껴진다.

여기저기서 장기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오는 요즘, 물가조짐이 심상찮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값이 급등하는 등 '김장 비상'이 예상된다. 올해 김장을 포기하겠다는 주부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는 유통업체의 조사도 나왔다. 김치도 마음대로 담가먹지 못하는 시절, 한국사람은 우울하다.
 
◆성장률·금리 2%대 '먹구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에 본격적으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올해 2.6%, 내년 3.3%로 하향 전망했다. 올 3.3%, 내년 4%를 고집하고 있는 정부의 전망치와 큰 격차를 보인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4%로 뚝 떨어뜨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한은도 2%대 전망 행렬에 동참한 꼴이 됐다. 특히 한은은 성장률 추락의 충격을 덜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 기존 3%에서 2.75%로 인하한 것이다. 기준금리가 2%대로 낮아진 것은 지난 2011년 2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대내·외 여건이 워낙 좋지 않아 금리를 내렸어도 경기가 살아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의 안일한 위기인식 수준을 다시한번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내놓는 특단의 대책, 언제쯤이면 ‘떡’하니 믿을 수 있을까.

◆'4대강 담합' 청와대 입김?
 
청와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4대강 사업 담합 조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공정위 카르텔총괄과가 2009년 11월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은 정호열 당시 공정위원장이 4대강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해 "담합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부인하라고 제안했다. 청와대의 영향력은 이후에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2011년 2월 작성한 '4대강 입찰담합 관련 진행 상황' 문건에 '작성완료'로 기록된 심사보고서는 다음날 '작성 중'으로 변경됐다. '청와대와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청와대가 끼어든 것은 공정위의 조사내용이 공정사회를 표방하는 MB정부의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였을까?
 
◆롯데 담배 판매 논란

이번엔 담배 장사다. 국감에서 롯데그룹의 담배 판매권 확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은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세븐일레븐 891개 점포의 담배판매권이 코리아세븐 법인과 소진세 세븐일레븐 대표 등에 지정돼 있었다. 신동빈 회장과 소진세 대표가 직접 담배 장사까지 나섰다는 날선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안그래도 골목상권 논란에 미운 털이 박힌 세븐일레븐 측은 “위탁가맹점이 많은데다 당시 대표이사 직책을 갖고 있던 이들의 실명이 거론된 것은 행정 오류”라며 서둘러 진화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유통공룡' 롯데를 향한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이 가라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코픽스 공시 오류
 
대출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COFIX)가 잘못 계산·공시돼 4만명 이상의 고객이 대출이자를 더 많이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신규취급액 기준 3.18%, 잔액 기준 3.78%가 각각 3.21%와 3.79%로 잘못 표기된 것. 4만여명이 돌려받을 금액은 모두 626만원. 환금액은 1인당 수십원 또는 수백원이지만 결코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기본적인 대출 기준에서부터 오류가 발생해 은행의 공신력에 큰 흠집을 냈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일어날 수 일"이라고 치부한 은행연합회에겐 이번 사고가 별 일 아닌 모양이다.

◆'티겨태격' 보금자리론 약속이행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보금자리론을 이용한 1가구 2주택자가 실제 주택을 처분해 빚을 갚은 비율은 불과 1%대에 그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이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받은 '처분조건부 보금자리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에 처분조건부 보금자리론의 약속 이행률은 지난해 9.7%에서 올해 4월 1.6%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대출 약정이 3년이고 조기상환수수료가 있어 천천히 갚는 경향이 있는데다 현재 시점에서 대출상환 약속 이행률을 따지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해명이다. 아직 처분시한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 보도된 내용이며 처분시한 3년이 지나 가산금리를 물고 있는 사례는 한 건도 없다는 것. 다만 원금 상환 압박과 연체이자에 시달릴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이들의 상환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