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중국 경제는 이런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많은 경제학자들은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만 비관론자들도 적지 않다. G2의 위치를 사수하기는커녕 지금까지 일궈놓은 성과들을 굳게 지키지도 못한 채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누가 중국 경제를 죽이는가>를 쓴 랑셴핑(郞咸平) 홍콩 중원(中文) 대학 교수를 꼽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가 진단하는 중국 경제를 죽이는 원인이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심지어 다소 엉뚱하기까지 하다. 바로 중국 문화의 치명적 약점인 ‘문화 저주’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진입하는 데 있어 거대한 벽이 될 것이라고 저자가 단언하는 이 문화 저주는 두 가지로 나눠진다. 맹목적인 대애주의(大愛主義. 대상이나 조건을 가리지 않고 사랑을 베푸는 박애주의)와 중국 문화 특유의 저속함이다. 후자는 다시 경박함과 요행 심리, 경직된 사고라는 세 가지 현상으로 구체화된다.
랑 교수는 중국인들의 요행 심리가 가장 잘 작동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중국 전자업체 TCL의 프랑스 가전업체 톰슨 인수와 중국의 삼성으로 불리는 롄샹(聯想)의 IBM 컴퓨터 사업 부문 합병을 꼽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외견적으로 보면 이 사업은 성공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다는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두 회사 모두 치밀한 계획 하에 인수를 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을 삼킬 경우 글로벌 500대 기업에 진입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요행 심리를 가지고 일을 벌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랑 교수는 또 중국 특유의 한심한 문화에 대해 네 가지 약점을 지적하고 있다. 우선 사회적 책임감이나 도덕을 외면한 채 돈 벌기에만 몰두하는 저속함을 꼽고 있다. 남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려는 옹고집 역시 거론하고 있다. 남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른다는 현실은 더 말할 것도 없다는 것. 더불어 자신의 약점을 이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반성도 하지 않는 습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대혁명 같은 어려운 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신세대를 비롯한 중국인들의 상당수는 중국이 2030년을 전후한 시점이면 미국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소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을 랑셴핑이 충격적인 분석을 통해 중국 경제의 앞날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중국 경제가 질적인 면에서도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보인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이나 중국 기업인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역시나 답은 문제 안에 이미 있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문화 저주에서 빨리 벗어나는 길만이 유일한 출구가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 경박함과 요행 심리,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우아하면서도 과학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얘기가 되겠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 경제는 그의 주장대로 진짜 G1이라는 고지를 밟아 보지도 못한 채 나락으로 떨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랑셴핑 지음 / 다산북스 펴냄 / 1만 8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