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스스로 보기에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신경질을 내본 적이 있는가? 또는 이전에는 무조건 사려고만 했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일정액을 지불하고 빌려본 적 있는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패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때에 휴가를 떠나거나, 자신만의 ‘자그마한 사치’를 누려보거나,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아를 되찾고 휴식을 즐기거나, 자녀와 평등한 관계에서 정서적인 교감을 추구하는 양육법을 추구하거나 실천하고 있는가?

‘그렇다’라고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은 각자 다를 것이며, 그 정도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최근에 이런 경험이 부쩍 많아졌다는 것,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월등히 증가해 눈에 띌 만한 하나의 큰 흐름을 형성했다는 것은 비단 개인 차원으로만 치부할 일은 아닐 것이다. 이른바 ‘트렌드’라고 부를 만한 뚜렷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진단이다. 이러한 2013년에 대한 트렌드 전망을 모아 펴낸 책이 <트렌드 코리아 2013>이다.

‘청춘멘토’로 널리 알려진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지난 2007년부터 매해 트렌드 키워드를 중심으로 트렌드 예측을 발표해왔다. ‘트렌드 코리아’라는 제목의 연작은 2009년에 첫 선을 보인 이래, 이번에 나온 2013년 버전까지 벌써 5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 시리즈의 특장점이라면 그 해의 간지에 맞춰 트렌드 키워드를 조합해 표현하는 방식을 고수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일년 내내 소비 트렌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물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보기 드문 케이스다. 연말마다 범람하는 트렌드 예측서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국내외 많은 전문기관들이 2013년의 전망을 어둡게 내놓은 바 있다. 3%대의 저조한 경제성장률, 글로벌 경기 악화, 각종 사회 불안 요소 등 비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책도 그와 다르지 않다. 내년은 ‘불확실성·경쟁·상시위험의 사회’가 심화된 해가 될 것이며 이러한 ‘날 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소비자들이 보일 패턴을 내다보고, 위기의 시대에 취해야 할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논한다.

서두에 언급한 현상들은 모두 이 책에서 내년에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들이다. 즉, 불안한 사회는 사람들의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우고(City of hysterie),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게(Surviving burn-out society) 만들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불안을 피해 자신만의 공간으로 숨어들고(Alone with lounging), 육체적·심리적 불안감을 해독하고자 노력할 것이다(It’ detox time). 또 규칙을 상실한 사회는 점점 더 즉흥적으로 변해가고(Whenever U want) 우리로 하여금 의미 없는 것들에 더 집착하게 만들 것이다(OTL… Nonsense!). 사람들은 존재의 이유를 찾아 미각적 즐거움을 탐닉하고(Taste your life out), 그 과정에서 경험과 향유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해(Redefined ownership) 심지어는 불편함까지도 또 다른 즐거움으로 탈바꿈할 것이다(Trouble is welcomed). 한 가닥 희망적인 소식은 건강한 사고와 건전한 생활양식으로 무장한 새로운 엄마세대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Bravo, Scandimom).

각 구절의 영문 머리글자들을 모아 재배열하면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가 만들어진다. 프로레슬링이나 격투기에서 상대로부터 항복을 받아내는 필살기의 이름이며, 동시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 속에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모든 이들에게 김난도 교수 연구진이 보내는 건투이기도 하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아쉬움과 후회가 많이 남는다면, 이 책을 통해 내년을 맞이하며 필승을 다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펴냄 / 1만6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