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이 왔다.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여행을 어떻게 기록할 지 고민한다. ‘가볍고 간편한 스마트폰카메라냐’, ‘예쁜 사진을 담을 수 있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냐’라는 고민은 사진으로 기록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만큼 스마트폰카메라는 휴대성이라는 베이스 위에 성능을 얹어 꾸준히 성장했다. 100만에 그치던 화소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수동기능을 추가한 모델도 선보였다. 스마트폰카메라는 한 시대를 풍미하던 ‘똑딱이’ 컴팩트 디지털카메라를 집어삼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DSLR까지 넘본다. 최근의 스마트폰카메라는 1000만을 넘기는 화소 수는 물론 기능·사양 그리고 DSLR이 지니지 못한 편의성까지 갖췄다. 어지간한 보급형DSLR보다 낫다는 소리가 들리는 이유다.
◆휴대성·범용성… 간편한 스마트폰카메라
스스로를 ‘스마트폰카메라 예찬론자’라고 부르는 나모씨(29·남)는 “여행 혹은 나들이는 홀가분한 몸과 마음으로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DSLR보다 스마트폰카메라의 간편함이 여행에는 제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스마트폰카메라 사용자 이모씨(35·남)는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는 점이 스마트폰 카메라의 장점”이라며 “SNS에 바로 업로드하고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폰카메라를 사용하는 이유”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스마트폰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 부족한 점을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 넘쳐나는 사진보정 앱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것도 스마트폰카메라의 장점으로 꼽았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사진보정 앱인 ‘Analog’ 시리즈는 ‘포토샵’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후보정 기능을 지원해 앱스토어 유료앱 부문을 싹쓸이하는 등 사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압도적인 결과물을 원한다면 DSLR
DSLR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결과물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DSLR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DSLR은 어떤 렌즈와 필터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사진 품질이 확연하게 갈린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고 ‘공부’를 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서 마니아가 아니고서는 쉽게 DSLR을 선택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압도적으로 훌륭해 여전히 DSLR을 사용해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다.
DSLR의 가장 큰 단점은 부피가 크고 무거워 휴대가 불편하다는 점. 최근에는 조작이 단순해지고 경량화되는 추세지만 그래도 DSLR은 여전히 무겁다.
DSLR렌즈의 무게가 약 500g선이고 바디의 무게가 300~400g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이 기본이다. 여기에 추가렌즈, 가방, 스트랩, 배터리, 스트로보 등을 더하면 무게는 더 늘어난다. 이는 나들이철 DSLR 선택을 주저하는 요인이 된다. 여유롭고 즐거워야하는 시간이 늘어난 짐으로 고행길이 될 수 있어서다.
10여년간 DSLR을 사용한 ‘골수 DSLR 유저’ 김모씨(33·남)는 “스마트폰이 편리하고 여행에 어울린다는 말은 동의한다”며 “하지만 사진 자체를 놓고 보면 스마트폰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DSLR로 찍은 사진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센서의 크기와 렌즈군에서 오는 차이는 현재 기술로는 극복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수입카메라 업체관계자 유모씨(33·남)는 “스마트폰카메라가 발전한 것은 긍정적이다”라면서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고 타인들과 쉽게 공유할 수 있어 나들이에는 스마트폰카메라가 어울린다는 점에 공감하지만 이를 두고 ‘DSLR급’이라고 말하는 건 조금 과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vs DSLR 논쟁은 소모적”
스마트폰카메라가 DSLR과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성능이 향상됐다는 건 확실하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카메라가 DSLR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하다. DSLR로 찍은 사진과 비슷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것을 넘어설 수는 없다. 한 사진작가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카메라의 품질기준은 숫자가 아니라 광학기술”이라며 “우선 스마트폰은 크기와 작동원리 때문에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품질만이 사진의 가치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일까. 사진기자 김모씨(34·남)는 “무엇으로 찍었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 논쟁이 시간 낭비라고 일침을 놓았다.
김씨는 “글을 읽을 때 손으로 쓴 글인지, 타자기로 작성한 글인지 또는 컴퓨터로 쓴 글인지를 구분하며 읽는 사람은 없지 않냐”며 “사람들이 글을 읽을 때는 단지 그 글에 담긴 내용에 집중하고 메시지를 확인할 뿐이다. 머지않아 카메라시장과 사진을 바라보는 시각도 그렇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봄나들이를 가는 이유와 목적에 따라 카메라를 선택하는 게 정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