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전반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는 편의점업계가 4차 산업혁명 바람을 타고 무인점포로의 변신을 꾀한다. 저마다 첨단기술을 결합하거나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등 매장 운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미래형 점포 구축에 역량을 쏟고 있다.

◆세븐일레븐, 손바닥 결제 ‘핸드페이’ 도입

지난 16일 오픈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 모델이 핸드페이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아이템의 모든 것
점원 없는 무인 편의점이 등장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업계 최초로 생체인식 결제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점포를 선보인 것.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계산대에는 직원이 없다. 소비자도 카드, 현금, 모바일 등 결제수단을 따로 갖고 다닐 필요가 없다.


고객이 상품을 고른 후 계산대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으면 360도 모든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스캐너가 상품 가격을 인식한다. 이어 소비자가 정맥인식기에 손바닥을 갖다 대면 본인 인증과 함께 결제가 완료된다.

이 편의점 계산대의 핵심 기술은 ‘핸드페이’ 시스템이다. 핸드페이는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서비스로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의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판별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편의점 출입과 결제가 가능하다.

손바닥 정맥정보를 암호화된 난수값으로 변환해 롯데카드에 등록한 후 결제시 간단한 손바닥 인증만으로 본인 확인 및 물품 결제가 가능하다.


또한 전자동 냉장설비를 도입해 도시락 등 푸드 상품과 유음료 등이 진열∙보관된 냉장 시설에 가까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문이 개폐된다.

무인점포에 설치된 스마트 CCTV는 영업시간이 아닐 때 비인가자의 무단출입을 막는다. 화재로 인해 연기가 발생하면 이를 감지하고 알람을 울려 안전관리를 돕는다. 점내 구역별 이동 인원이나 체류시간을 카운팅해 매장 기초 운영 정보도 제공한다.

한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오는 7월까지 롯데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된다. 롯데카드 소지자만 이용 가능하며 핸드페이 정보 등록을 거쳐야 출입 권한이 부여된다.

◆GS25, 2014년 공개한 미래 편의점 구현하나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왼쪽)와 황창규 KT 회장(오른쪽)이 지난 10일 광화문 KT 이스트사옥에서 ‘KT - GS리테일 퓨처스토어(Future Store)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일찌감치 미래형 점포를 준비해왔다. GS리테일은 지난 2014년 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 전시장에서 미래 편의점을 선보인 바 있다. GS리테일이 전시장에 설치한 스마트 테이블에 상품을 올려놓으면 해당 상품의 원재료와 생산지, 유통기한, 영양성분 등이 좌르르 떴다. 결제금액도 함께 제시됐다.
GS리테일은 당시 선보였던 미래형 편의점을 구현하기 위해 최근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T가 보유한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인공지능 헬프데스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주요 협력사항으로는 ▲점포 ICT 환경 인프라 혁신 ▲GS리테일-KT 빅데이터 연계 분석을 통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제공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피콜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고객 서비스 혁신 ▲인공지능 헬프데스크 구축 등이다.

GS리테일의 고객 결제 데이터와 KT의 유동인구, 최신 고객 정보가 결합하면 고객 분석의 정확도와 신뢰도가 향상돼 전국 1만2000여개의 GS25, GS수퍼마켓 등에서 고객맞춤형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GS리테일과 KT는 ▲5G(5세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ICT 신기술을 기반으로 ▲'O2O(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 강화 ▲물류혁신 ▲경영주 편의제고 ▲결제 간편화를 위한 기술교류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위드미, 편의점업계 첫 ‘셀프 계산대’ 도입

이마트위드미 셀프 계산대.
이마트 위드미는 지난 3월 말 ‘스타필드코엑스몰 1호점’에 편의점업계 최초로 셀프 계산대를 도입했다. 스타필드코엑스몰 1호점을 비롯해 스타필드코엑스몰 2호점과 성수 본점에도 셀프 계산대를 설치했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상품을 골라 셀프계산대 바코드 인식기에 스캔한 뒤 신세계그룹 전자결제 앱인 SSG페이 또는 삼성전자 모바일결제 앱 삼성페이로 결제하면 계산이 완료된다.
아울러 ‘자동 개폐형 스마트 쇼케이스’를 도입해 상품 진열장 가까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이 여닫힌다.

◆무인 편의점 상용화 시간 걸릴 듯… “시급 인상 대비 아냐”


이처럼 편의점들이 무인점포 구현에 집중하는 것은 새 정권 출범 이후 시급 1만원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무인점포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현재 무인점포 확장계획은 없다”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역시 손익추구를 위한 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테스트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편의점이 완전 무인화되려면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급 인상에 대비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편의점업계는 업무 효율화를 위한 구상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부분의 편의점 관계자들은 “무인점포는 단순 반복적인 계산 업무를 덜어줘 업무 효율화를 높일 수 있다”며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뿐 무인점포가 당장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우리나라보다 약 20년 정도 앞서 있는 일본에서는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미니스톱, 뉴데이즈 등 5대 편의점이 2025년까지 무인 계산시스템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로 조만간 일본에서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