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상반기 동반 흑자를 기록하며 조선업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줄였다.
휴가를 앞두고 발표된 호실적에도 3사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업황반등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하반기 본격 시작될 일감 절벽의 그림자가 짙어서다. 휴가에서 돌아오면 더욱 혹독한 자구대책이 시행될 전망이다.
◆ 영업익 선방했지만 매출감소는 못막아
3사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아직 대우조선의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흑자는 확실시된다. 최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각각 1517억원, 20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은 6분기, 삼성중공업은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줄어든 매출은 일감이 서서히 부족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올 2분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문의 영업이익(1456억원)은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등의 노력으로 전분기대비 14.6% 늘어났지만 매출액(2조7016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0.8%, 전분기 대비 6.9%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5월 발생한 크레인사고로 인한 조업중단과 협력사 보상금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25.1%, 매출은 5.6%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삼성중공업의 악재를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지만 매출 감소는 다가오는 일감절벽의 시그널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수주잔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대우조선도 마찬가지다.
아직 2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대우조선은 올 상반기 회계상 7000억~8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으로 발생한 이익이라기 보다는 자구안 이행의 효과와 지난해 회계처리를 보수적으로 진행하며 발생한 회계상 이익의 비중이 크다. 수주잔량 감소 속도도 빠르다. 클락슨 집계 기준 5월 말까지 현대중공업보다 수주잔량이 많았지만 6월말에는 현대중공업에 뒤처졌다.
◆ 시작된 버티기… 혹독한 자구안 예상
이는 지난 2년간 이어진 수주 가뭄의 여파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의 수주는 각각 63억달러, 5억달러, 15억달러에 불과했다. 올 상반기 수주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 일감이 실제로 조선소에 배치되려면 6개월~1년정도의 시일이 필요하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는 일감 절벽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일감 절벽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의무설치 기간에 2년의 유예기간이 적용돼서다. BWTS 설치사업과 규제에 따른 노후선박 교체 수요 등을 기대하던 조선업계에는 악재다.
결국 ‘버티기’는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전세계 조선시장에서 많은 경쟁상대들이 이미 파산했다. 시황이 돌아올 때까지 버틸 수 있다면 정상화는 가능해진다. 일감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버틸 방법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는 것 뿐이데 이 과정이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을 놓고 지역사회와 갈등을 겪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내년까지 인력을 추가 감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