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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국민의료비 경감'이라는 목표 아래 정권 초기 적극적인 보험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달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인 일명 '문재인 케어'를 발표하더니 최근에는 유병자·은퇴자를 위한 보험상품 출시 정책을 내놓으며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정책 발표에 따른 후폭풍도 거세다. 문재인 케어는 의료계의 큰 반발을 낳았고 재정 조달이 힘들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나온다. 유병자보험도 생색내기용 정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재원조달 가능할까


문재인 케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곳은 의료계다. 문재인 케어의 주목표가 의료비 부담 절감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미용·성형 등 선택적인 것들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를 건강보험으로 편입한다. MRI, 초음파 등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를 모두 급여 또는 '예비급여'를 통해 급여화 하는 것.

정부는 비급여 항목을 없애는 대신 예비급여라는 비급여와 급여의 중간 성격을 띤 새로운 단계를 만들 예정이다. 예비급여에 포함된 항목들은 급여 항목의 자기 부담금(30% 안팎)보다 높은 자기 부담금을 적용한다. 정부는 앞으로 3∼5년 동안 비급여 항목을 순차적으로 급여 혹은 예비급여 항목으로 나누고 평가할 계획이다.


의료계가 반발하는 이유도 이 지점이다. 정부는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 전환으로 국민 부담 의료비를 약 18% 줄인다는 계획이다. 의료계는 18%의 경감된 의료비를 결국 자신들이 부담할 것이라며 정책제고를 외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케어의 취지는 좋다. 보다 많은 국민들이 의료비 혜택을 받는다는 데 누가 반대하겠는가"라며 "다만 비급여가 건강보험 급여에 포함되면 비급여진료로 연명해 온 중소병원과 개인의원이 단숨에 폐업위기에 놓인다. 저수가 문제부터 해결하고 손을 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재원 조달도 걸림돌이다. 정부는 문재인케어 소요 예산인 30조6000억원을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과 건강보험료 소폭 인상으로 마련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의료계는 정부가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건보 재정 흑자분은 자연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6~2025년 사회보험 중기 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 적립금은 내년부터 적자 전환되고 2023년경엔 바닥날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에 들어서면 적자액만 20조1000억에 달하게 된다. 문재인 케어를 5년간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한 현 정부의 재정 마련 공언을 쉽게 믿기 힘든 이유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료 인상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29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현재 6.12%인 건강보험료율을 내년에 6.24%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10년간 연 3%씩 건보료가 올랐는데 그 이내로 올린다면 (문재인 케어) 재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율을 2.04%로 결정했다. 2012년(2.8%) 이후 처음으로 인상율이 1%를 넘어섰다. 내년 월평균 보험료는 직장 가입자가 10만2242원(본인 부담), 지역가입자가 9만1786원(3월 기준)으로 각각 1966원, 1853원 증가한다. 

개인별로 큰 부담이 가는 인상액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2~3%대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보험료 인상폭이 갑자기 커지면서 건보 가입자들의 반발이 나올 수도 있다. 보험료를 근로자와 절반씩 나눠 내는 기업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사진=뉴스1DB

◆유병자보험 정책화… 보험사는 반발
유병자와 은퇴자 대상 실손의료보험 도입 추진도 잡음이 들린다.

금융당국은 정부의 문재인 케어와 연계해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유병자와 은퇴자 대상 실손의료보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2017 하계 연합학술대회’에서 “건강보험 보장 확대에 따라 실손보험 손해율 하락 효과를 정밀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실손보험 구조의 전면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유병자와 은퇴자를 위한 실손보험을 도입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엔 보험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보험사들이 유병자 관련 보험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긴 했지만 정부의 정책성 보험에 유병자보험이 포함된다면 얘기가 달라져서다.

보험사들은 유병자·은퇴자 대상 실손보험이 도입되면 손해율이 높아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반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100%를 훌쩍 넘기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이 높은 유병자와 고령층을 받아들이면 보험영업 적자가 더 불어난다는 것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유병자보험은 보험사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하는 상품인 만큼 정부가 정책보험으로 선정하면 부담이 크다"며 "설령 유병자·은퇴자 보험이 출시돼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커 판매에 적극 나서지도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