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사진=임한별 기자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투자 열풍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전체 시총은 5000억달러(550조원)를 넘어섰다.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시가총액을 웃도는 액수다.

정부가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규제방침이 무색하게 가상화폐는 더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가상통화거래소 빗썸은 지난 1월 말 33만7784명이던 누적회원 수가 지난 11월 말에는 147만8114명으로 늘었다. 10개월 만에 337.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월 말 기준 3049억원이던 거래량은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11조115억원으로 거래량은 무려 3511% 증가했다.

◆불법거래, 채용구직 불법채굴 성행


가상화폐는 높은 변동성과 역동적인 가격 흐름이 위험요인으로 인식되지만 급등락하는 가격을 통해 차익실현을 노리는 데 더없이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꼽힌다.

그러나 돈을 노린 해커들의 공격이 심해져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이전에는 해킹으로 중요한 파일을 암호화한 후 금품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공격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해커가 사용자의 컴퓨터를 감염시켜 가상화폐 채굴에 활용하는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채굴은 광산(채굴프로그램)에서 도구(채굴기)를 이용해 자원(비트코인)을 캐내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채굴기가 암호화 문제를 풀면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가상화폐를 사들이는 사람이 늘면서 채굴 채산성도 떨어지는 추세. 해커들은 해킹으로 불특정 사용자들의 컴퓨터 자원을 이용해 가상의 대규모 채굴장을 구축, 직접 자원채굴에 나서고 있다.

최근 구직자로 위장한 해커들이 다수의 채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채굴기능을 가진 악성코드를 포함한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화폐를 직접 마약 등 불법거래에 사용하는 사건도 적발됐다. 마약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내고 입금이 파악되면 마약을 거래하는 식이다. 검찰은 지난 2월부터 마약 밀수·판매조직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4개 조직의 21명을 적발했고 거래 3건은 비트코인으로 대금이 지불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가상통화를 마약거래나 해킹 대금으로 주고받거나 투자를 빙자한 유사수신행위·다단계 사기가 속출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 이용시 유의사항 안내/자료=빗썸 홈페이지

◆짝퉁 거래소 등장, 거래장애도 빈번

비트코인 거래가 늘면서 가짜 가상통화 거래소도 급증했다. 가상통화거래소는 온라인 쇼핑몰처럼 통신판매업자로 등록만 하면 설립이 가능한 탓에 우수죽순 생겨나 100여곳에 육박한다. 가짜 가상화폐거래소는 하루 수조원어치의 가상통화가 거래돼 수수료로 챙기는 수입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암호화화폐거래소 주식회사는 지난달 말 ‘bit(비트)KRX'라는 이름의 사이트를 만들어 시범운영했다. ’KRX‘ 외에도 한국거래소에서 쓰는 ‘글로벌 거래소’ ‘세상의 가치를 더해가는 금융혁신 플랫폼’ 같은 문구들도 동일하게 사용했다.

이 가상화폐거래소는 한국거래소의 시정 요구를 받고서야 명칭을 바꿨지만 여전히 한국거래소로 인식해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가상화폐 열풍이 불면서 거래소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는 이들이 한국거래소의 이미지를 통해 신뢰를 높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거래소와 헷갈려 투자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진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도 입출금 지연, 불안정한 서버,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투자자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3일 빗썸은 서버가 1시간 가까이 정지돼 그 사이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집단 소송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보상에 대한 약관이 제대로 갖춰진 거래소가 없는 데다 사고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되지 않아 피해가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가상화폐 거래소가 정부 허가를 받은 것처럼 허위사실을 광고하는 문제가 적지 않게 발생하자 단속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가상통화 관련주 거래 동향과 이상매매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거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