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힘을 다해 구조했다 해도 이렇게 많은 분이 돌아가셨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충북 제천 스포프센터 화재 참사의 피해를 키웠다는 논란 가운데 '늑장구조'가 지목되면서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들이 남긴 말이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 구조에 나섰지만 너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자 쏟아지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소방관들은 "목숨을 던져서라도 구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고개를 떨궜다.
불이 났을 당시 소방당국이 현장에 처음 도착한 시각은 신고 7분 뒤였다, 시간으로만 따지면 충분히 초기대응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현장은 상황이 달랐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불길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건물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또 건물 옥상으로 대피한 이들이 애타게 구조 손길을 보냈고 심지어 난간에 간신히 매달려 위태롭게 구조를 기다리는 이도 있었다. 게다가 현장에는 대형 LP가스탱크도 있어 촉발에 따른 추가 피해 우려도 있었다. 폭발 위험을 막고 주변 건물로의 연소 확대를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
불이 난 건물에 사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눈에 보이는 이들을 먼저 구하고 또 다른 위험을 막아야 했다.
당시 굴절차(사다리차) 등 장비 오작동의 문제가 있었지만 옥상에 대피했던 20여명의 사람들은 모두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하지 못했다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피해는 더없이 컸을 것이다.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한 소방관은 "건물 안으로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길이 무척이나 강했다. 농연도 가득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죽더라도 건물로 뛰어들 걸"이라며 말을 아꼈다.
여전히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지만 피해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해 다시는 이런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