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신규 항공사의 면허발급 요건을 강화하며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워진 가운데 항공업계의 반응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토부는 항공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14일부터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신규 항공사의 등록 자본금은 150억원에서 300억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또 항공기 요건은 3대에서 5대로 늘렸다. 이번 개정안은 국무회의를 거쳐 7월쯤 확정될 예정이다.
◆ 진입장벽 현실화 vs 무리한 시장개입
국토부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입요건 강화는 예고된 일이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이 제출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신청을 반려하기로 했다.
국토부가 이들의 면허신청을 일단 반려한 뒤 항공사 면허기준을 높이는 조치를 내놓은 이유는 항공사업을 준비하는 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에어로K 등의 면허를 허용해줄 경우 무차별적인 진입신청이 몰릴 것이란 우려에서다.
2008년 신규항공사 진입을 완화한 이후 진입한 대다수의 LCC가 자본잠식을 겪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자본금 기준을 높여 단기 시황 악화에도 버틸 수 있는 업체가 진입해야 한다는 게 국토부의 생각이다. 지난해 저유가와 재무구조 개선 등의 노력으로 올해는 대부분의 항공사가 자본잠식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가변동 등에 따라 언제든 다시 자본잠식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의 부실화는 돌이킬 수 없는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쟁 상황에서도 건실한 운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을 갖춘 항공사에게 시장 진입을 허용해 국민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통상 항공사 신규 설립 시 면허획득, 운항증명(AOC), 운항착수 등 초기 단계에만 300억원 이상이 소진된다.
기재 기준을 3대에서 5대로 늘린 것도 마찬가지다. 현재 여러 LCC의 현황을 봤을 때 적어도 5대 이상의 항공기를 운영해야 정시운항이 가능하고 네트워크를 효율화해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것. 국토부 관계자는 “적어도 10대의 항공기가 있어야 손익 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통념”이라며 “결국 자본이 안정적이어야 안전을 헤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조치에 반대 의견도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할 일은 안전관리 강화이지 시장개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칫 무리한 시장진입 제한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성장가능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오제세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청주 서원구)도 "항공산업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규제가 강화돼야 하지만, 사업자들 간 경쟁을 약화시키고 기득권 유지를 불러올 저비용 항공사 자격요건 강화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존에 진입한 항공사와의 공정성 문제도 도마에 오른다. 신규진입을 준비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2008년에는 150억원이면 되고 지금은 안될 이유가 없다”며 “결국 미리 시장에 진입한 항공사들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토부는 “현재 시장에 진입한 항공사들은 지속적인 투자로 기재를 늘렸다”며 “자본잠식에서 장기간 벗어나지 못하는 항공사에 대해서는 시장퇴출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 에어로K‧플라이양양 향배는
두차례나 좌절을 맛본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은 이번 조치 이후 다시 면허 재신청을 준비할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두 업체의 면허취득 가능성은 다르다.
먼저 지난해 자본금 185억 원, 비행기 3대를 마련했던 플라이양양은 당장 자본금 115억 원과 항공기 5대를 추가로 들여와야한다. 기존 주주들의 증자나 신규 투자를 유치해야 하지만 호재였던 평창올림픽이 끝난 상황이라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먼저 이미 자본금과 항공기 등의 진입장벽을 뛰어넘는 요건을 모두 갖춘 에어로K는 입장이 다르다. 에어로K는 지난해 면허신청 전 비행기를 8대 주문하고, 자본금을 451억 원으로 늘렸다. 일부 투자자가 이탈한다고 해도 자본금 요건을 맞추기는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사업방향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평가에서도 국토부는 국적사간 과당경쟁 우려가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 에어로K가 거점공항으로 활용하려는 청주공항의 수용량이 부족해 사업계획 실현이 어렵다는 점 등이 반려사유가 됐다.
신설될 예정인 면허 기준에 인력확보 계획이 포함된다는 점도 난관이다. 항공업계는 최근 조종사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신규항공사의 인력 확보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