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초등학교/사진=뉴시스 DB
무단 폐교 강행으로 학생들이 모두 전학을 떠나 사실상 '폐교' 상태에 들어간 은혜초등학교의 이사장을 서울시교육청이 18일 고발키로 결정하면서 이 학교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청의 폐교 인가 없이 무단폐교를 강행해 학사운영 파행을 야기하는 등 비위가 드러난 은혜초등학교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4일부터 23일까지 특별감사를 벌여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민종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은혜초등학교는 교육청의 폐교인가 없이 불법으로 무단 폐교 추진을 강행해 헌법에서 보장하고 관계 교육법령에서 규정한 기본적인 학습권을 침해했다"며 "학사운영 파행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혼란과 정신적 피해를 주는 등 사회적인 물의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립초등학교가 교육감 인가 없이 폐교 절차를 강행하면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은혜초등학교는 지난해 12월28일 서울서부교육청에 폐교 인가 신청을 내고 같은 날 학부모들에게 이런 사실을 통보했다. 1학년 신입생까지 모집한 상태였으나 방학 하루 전날 폐교 신청 사실을 기습적으로 알려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은혜초등학교는 폐교 신청 이유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적자라고 밝혔다. 이는 저출산 충격이 교육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져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집단행동에 나섰고 서울시교육청도 폐교 신청을 받아주지 않기로 하면서 은혜초등학교 폐교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결국 지난 1월28일 은혜초등학교가 서울시교육청과 협의해 폐교 계획을 중단하고 정상화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3월 개학을 앞두고 2018학년도 분기당 수업료로 397만원을 제시하면서 학교 정상화 조처는 요식행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다급해진 학부모들은 하나둘씩 주변 학교로 아이들을 전학시켰고 지난달 6일 마지막 남은 40명도 모두 전학하기로 하면서 은혜초등학교 학생은 한명도 남지 않게 됐다.

사실상 '폐교 아닌 폐교'가 이뤄진 셈이다. 당시 학부모들은 "학생·학부모의 자발적 의사가 아닌 학교의 이기적인 횡포에 따른 결정"이라며 "추후 학교와 재단의 무책임한 처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분노를 터뜨린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측의 기습 폐교 신청부터 집단 전학에 따른 사실상 폐교까지 약 3개월 동안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교육청이 사립학교를 통제할 권한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측이 정상화 의지가 없다고 보고 무단 폐교 강행과 학사 파행 운영의 책임을 묻고자 지난달 특별감사를 진행해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청은 이와 별개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은혜초등학교와 같은 사례가 또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교육청 차원에서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